[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난해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른 위안부재단 설립 준비위원회가 31일 서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정식 발족했다.
재단 설립 준비위원회는 지난해 12월28일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합의에 따른 지원 재단을 설립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정관 작성 및 의결, 재단 사무소 확보 등 필요한 준비 조치를 해 나갈 예정이다.
즉, 이날 발족한 준비위원회에서 앞으로 한일 양국 정부가 협력해서 추진할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의 내용과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준비위는 여가부 산하 민간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되지만, 한일 간 합의 이행을 위한 것인 만큼 외교부도 지속적으로 재단 운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정부는 준비위 차원에서도 피해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기초로 재단사업의 기본 계획도 수립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여부와 10억엔 출연금의 성격 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 오전에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 소속 대학생들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의견을 배제한 재단 설립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이날 준비위원회 김태현 위원장이 첫 회의를 열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측이 재단에 출연하기로 한 10억엔의 성격에 대해 “치유금이지 배상금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혀 새로운 논란이 일었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밝혀온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외교부는 일본 측이 사과와 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에 10억엔에 사실상 배상의 성격이 있다고 설명해왔다.
외교부는 이날에도 10억엔의 출연금과 관련해 “작년 12월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직접 표명한 일본 정부의 책임과 사죄, 반성의 입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이행 조치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재단의 설립 목적과 사업 방향은 일본 정부의 책임을 이행하는 조치”라면서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위한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억엔이 어떻게 사용될지 결정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지금 막 준비위원회가 발족됐기 때문에 그 추이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현재 생존하고 계신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몇분 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재단을 조속히 설립해서 여러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준비위 차원에서도 앞으로 피해자 분들을 만나 뵙고 그 의견을 수렴해서 사업을 실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태현 위원장은 10억엔을 배상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배상금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배상금을 포기했느냐 아니냐보다 초점은 정말 진정으로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는 것에 맞춰야 한다”며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했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존중해주겠다며 10억엔을 출연했기 때문에 배상금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에 대해 “재단은 일본이 개입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주체적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필요가 무엇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 논의할 것”이라며 “다만 일본과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재단 설립 준비위원회는 할머니들에게 가장 적절한 사업 방향이 뭔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관련단체가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재단 설립을 위한 비공식 TF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김 위원장은 한국여성학회장, 한국노년학회장, 한국여성정책위원장,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중앙선대위 여성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또 위원에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기재부 출신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 외교관 출신인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소장,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 심규선 동아일보 대기자,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 임관식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이 선임됐다.
준비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은 추후 출범될 재단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준비위 차원의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이르면 6월 중 재단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