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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 기싸움 눈치? 상시청문회법 '폐기' 아닌 '계류'라니

2016-06-03 15:22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20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여야 모두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여야가 나눠갖는 것이 관례였지만 ‘여소야대’ 정국을 맞아 1당이 된 야당이나 2당이 된 여당 모두 국회의장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양보할 듯이 암묵적 합의를 해놓고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암묵적 합의가 어디 있나. 공식 발표를 하기나 했나”라고 맞섰다.

새누리당의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30일 야당과 회동한 뒤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더민주는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무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모두 갖고, 국민의당은 기재위원장을 갖겠다는 입장이다. 야당 모두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는 대신 새누리당에게는 법사위원장을 내준 셈이다.

이렇게 되자 새누리당은 “여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온 것이 관례”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더민주는 “1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원 구성 협상이 본격화하자마자 여야가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양보없는 싸움을 이어가는 것은 더민주의 “국회의장 자율투표 선출” 주장에서 시작됐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투표를 하면 당연히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차지하는 것으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밀어붙이기로밖에 볼 수 없었던 것이다.  

협치를 요구하는 민의대로 3당체제의 20대 국회가 협상하고 소통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졌다는 평가도 이때부터 나온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3일 “야당이 그동안 보여준 태도는 권력을 가졌다고 압박해 의회를 장악하려는 궁리만 해왔다”고 평가했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이 이런 식으로 배분될 경우 야당은 대통령이 거부한 상시청문회법을 20대 국회에서 재의결로 밀어붙이는 등 절차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일 우려가 크다.

그동안 야당은 ‘여소야대’ 국회를 강하게 실현해보려는 의도를 다분히 보여왔고, 그 첫 케이스가 국회법 개정안 추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상시청문회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야당 일각에서도 “옹졸하기 그지없는 대여 압박용”이라는 평가가 나와 있다. 사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이 청문회를 열려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데도 국회법 개정으로 밀어붙인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부 견제인 것이다.

게다가 국회법 개정안이 정부로 송부된 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재의요구 절차에 들어간 상황에서 19대 국회가 끝났고, 헌법에 따라 법안이 자동폐기 수순을 밟아야 하는 데도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20대 국회에서 재의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회 사무처마저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된 초기 “20대 국회에서 재의결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야가 합의하면 20대 국회에서도 처리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벌써부터 야당 눈치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법 개정안은 대통령이 공표하지 않아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이 됐다. 그리고 헌법 51조에서 명시한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은 회기 중에 의결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되지 아니한다. 다만 국회의원의 임기가 만료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에 따라 폐기되어야 한다.

국회에 ‘회기 계속의 원칙’은 있지만 이번 건은 ‘국회기(입법기) 불계속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국회 홈페이지에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은 아직도 ‘미처리(계류)’로 분류돼 있다. 예정 안건이라는 의미이다.

반면, 지난해 6월 똑같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재의결되지 못한 채 국회기를 넘긴 정부의 시행령을 수정 요구할 수 있게 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이미 ‘임기만료폐기’로 분류돼 있다.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이 법안 처리를 놓고 야당과 같은 입장을 견지해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상시청문회법안이나 행정입법 견제법안 모두 19대 국회 내에서 재의결을 하지 못했으므로 자동폐기 수순을 밟는 것이 국회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국회법은 절차법이므로 우선 문헌 해석에 충실해야 하고, 이견이 있을 경우 관례에 따라야 하며, 이 두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을 때 합의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도 지금 야당이 상시청문회법안을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재의결하자고 밀어붙이는 것은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상임위원장은 물론 국회의장까지 독식하겠다고 하는 것이어서 여당과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20대 국회의 원 구성도 법정 시한인 7일 이내에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어김없이 ‘지각 국회’라는 오명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의원들은 세비 반납에 관심도 없다. 협치를 요구한 총선 민의는 새롭고 창조적인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몸집 불린 야당이 압박과 꼼수로 일관하면서 야당 마음대로 하는 ‘야치’에만 매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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