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사망사고가 세번째 반복된 ‘구의역 사고’로 최대 위기를 맞은 서울메트로가 임원은 물론 부서장과 팀장 이상 전 간부 180명의 사표를 받았다.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임원 및 부서장, 팀장급 이상 간부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5일 밝혔다.
하지만 6일 현재까지 사표가 수리된 간부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표 제출이 책임자 문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한 ‘쇼’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트로는 지난 1일 발표한 재발 방지대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자 조직 전반의 혁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정 사장 대행은 이날 회의에서 “예산이나 규정을 핑계로 업무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고 즉시 엄중 문책하고 제출된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서울메트로 측의 발언이 알려지자 당장 책임질 위치에 있는 간부들이 모두 물러나면 누가 이번 사고를 수습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메트로는 “당장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사표를 보관하고 있다가 앞으로 구의역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할 경우 즉각 해고 조치하겠다는 뜻”이라는 해명도 내놨다.
사망사고가 4번째 반복된 ‘구의역 사고’로 최대 위기를 맞은 서울메트로가 임원은 물론 부서장과 팀장 이상 전 간부의 사표를 받았다. 하지만 6일 현재까지 사표가 수리된 간부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표 제출이 책임자 문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한 ‘쇼’라는 지적이 나온다./자료사진=연합뉴스
서울메트로는 이번 사고 발생 직후부터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고가 난 지난달 28일 “2인 1조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혀 숨진 김 군에게 책임을 몰아갔다. 이 수칙을 관리 감독할 책임은 바로 서울메트로에 있는데도, 김 군의 개인 과실로 몰아가려 해 유족의 원성을 샀다.
서울메트로 측은 또 김 군의 어머니에게 “우리는 (김군이 역무실에서) 열쇠 가져간 것도 몰랐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역무원이 열쇠를 직접 건넨 것을 CCTV로 확인하고서 뒤늦게 유족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김 군의 모친이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안한 명예기관사 자격을 부여 거절한 사실도 있다. 김 군의 모친은 전날 김 군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광진구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에게 “아이를 처참히 죽이고 누명까지 씌워 두 번 죽인 서울메트로에 아이를 입사시키고 싶지 않다”면서 “국민들이 찾아준 명예를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일 김씨에게 명예기관사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메트로 간부 180명 전원이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윗물이 일 안 하고 쇼만 하니 아랫물도 쇼만 하나”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책을 하려면 책임소재 정확히 가려 소수의 몇 명만 해야지, 180명 전원 사표는 아무도 문책 안 하고 설익은 쇼만 하고 넘어 가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시, 서울메트로 정말 대책 없다. 박 시장은 ‘간부 180명 전원 사표’ 아이디어 사전보고 받고 승인했을까?”라며 짜고치는 고스톱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하 의원은 지난 4일에도 “박 시장은 언론에 크게 보도된 문제에만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라며 박 시장을 힐난한 바 있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