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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권성동 사무총장 사퇴 둘러싸고 내홍 재점화

2016-06-20 11:28 | 한기호 기자 | rlghdlfqjs@mediapen.com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탈당파 복당 결정과 관련,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당무 복귀와 함께 경질 의사를 밝힌 권성동 비대위원 겸 사무총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당내 계파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김희옥 위원장은 전날(19일) 정진석 원내대표와 만나 '중대 범죄'등 발언에 대한 직접 사과를 받은 뒤,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직 사퇴를 권고했지만 권 사무총장이 20일까지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해 갈등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비박계 권 총장에겐 정 원내대표와 더불어 지난 16일 복당을 결정한 회의 과정에서 김 위원장에게 가해진 표결 압박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당내 3선 이하 친박계 의원 8명은 17일 이를 들어 "비대위원장의 보좌역할인데 (표결을) 자기 주관대로 밀어붙였다"며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전날(19일)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으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은 권성동 사무총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20일 참석 통보가 없었음에도 오전 비대위 회의에 자리했다./사진=미디어펜



논란 당사자인 권 총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검사 후배여서 믿고 맡겼는데 일을 하다보니 나와 뜻이 다른 것 같다. 그래서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라며 "제가 위원장의 꼭두각시도 아닌데 어떻게 그 뜻에 100% 좇을 수 있겠나"라며 "비대위원 대다수가 찬성한 걸 왜 사무총장에게 덮어씌우기를 하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같은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 회의에 앞서 가진 김 위원장과의 면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의 사퇴 요구는 합리적 이유도 명분도 원칙도 없는 처사"라며 완강하게 반대, "당헌당규에도 비대위원장은 추천권만 있지 비대위 의결이 있어야만 해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개최된 비대위 회의에선 김 위원장이 공개발언 직후 비공개로 전환을 요구했으나, 김영우 비대위원이 나서 "위원이 공개발언 하려는 걸 제한하시면 안된다. 우리 민주주의 하자고, 혁신하려고 모였는데"라며 발언을 강행했다.

비박계인 김 위원은 "권 총장 경질 방침은 적절치 않다. 혁신과 통합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대위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비대위 전체가 반성이나 사과를 할 문제지, 특정인의 경질로 이어져선 안 된다"면서 권 총장의 역성을 들었다.

앞서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친박계 8명 중 일원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은 비공개 회의 직후 "이미 어제(19일) 비대위원장이 경질이라고 하는 순간 결론이 난 것"이라며 "당 관례상 해임이나 교체할 땐 최고위 의결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에선 정승(외부) 이학재(내부) 비대위원이 권 총장 거취 관련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다른 위원들이 '위원장 뜻을 존중해야 한다'며 별다른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나온 권 총장은 김태흠 부총장의 발언에 대해 "독단적인 견해에 불과하다. 부총장이 당규에 대한 최종해석권한을 갖고 있느냐"고 일축한 뒤, 김 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에 대해 "'재고해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못하시겠다고 해서 그 상태에서 나왔다"면서 "(비대위의) 적법한 해임 의결이 없는 한에선 내가 비대위원 겸 사무총장"이라고 못박았다.

지상욱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 내용과 관련 "김 위원장의 뜻은 어제와 같다. (권 총장 해임여부는) 오늘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사무총장 해임 권한 소재에 대해선 "곧 적절한 분에 의해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비대위 밖에서도 친박계와 비박계는 이날 권 총장 경질여부를 놓고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권 총장은)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에 몰두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당이 빨리 화합, 통합하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사퇴를 권고했다. 정우택 의원도 PBC라디오에서 "김 위원장이 이런 선(권 총장 사퇴)에서 해결을 보고 복귀하겠다고 한다면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사퇴론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탈당파 중 아직 복당 신청을 하지 않은 장제원 무소속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당내에서 권 총장 경질 요구 이유가 뭔가? 도대체 이것이 친박 대변인인가, 아니면 복당 결정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한 제물로 경질하는 것인가, 심지어 차기 전당대회 키를 쥔 사무총장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 영향력을 미치려는 요구라는 의심들도 나온다"며 "(권 총장 경질이) 어떤 정당성이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앞서 회동에서 복당 문제 관련 의원총회 소집과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 의원회관에 다시 모여 권 총장의 경질 논란과 복당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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