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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자기반성…'고군분투' 권오준 회장 넘어야 할 산은?

2016-06-22 13:17 | 고이란 기자 | gomp0403@mediapen.com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포스코인이라면 그 누구도 지금의 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일류라는 자만과 허울을 벗어 던지고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합니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취임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위대한 포스코’의 재창조를 선언했다. 철강경기의 침체와 사업확장의 여파로 지난 2010년 이후 포스코는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권오준 회장은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사업구조 혁신 가속화 ▲신성장사업 가시적 성과 창출 ▲윤리 기반의 경영인프라 구축을 통해 혁신을 이어간다. /사진=포스코 홈페이지


권 회장 취임 이후 매해 창립기념일마다 개최하던 기념행사와 식수, 오찬 등을 간소화하거나 폐지하고 창업정신을 기리는 내실 있는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계층별 직원들과 함께 일정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CEO 소통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강화에 나섰다.

“본업에 충실하자”를 골자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려했던 권 회장의 포부는 1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검찰은 포스코 비리의혹과 관련해 전·현직 경영진을 대상으로 전 방위적인 조사에 들어갔고 이른바 국민기업으로 불리던 포스코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권 회장은 추락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5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시작으로 ‘혁신포스코 2.0’을 발표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겠다고 공언했다.

거래, 납품, 인사 등과 관련한 내·외부 청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경쟁·공개·기록 ‘3대 100% 원칙’을 적용해 투명한 거래와 공정한 인사 구현에 총력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계열사와의 거래를 포함한 모든 거래는 100%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모두 기록할 방침이다.거래관련 청탁도 원천 차단해 구매 경쟁력을 높인다.

금품수수·횡령·성희롱·정보조작 등 4대 비윤리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위반자를 즉각 퇴출하는 무관용 원칙(One Strike Out)도 적용했다.

포스코는 비윤리행위 신고보상금 한도를 최대 30억원까지 높여 내부의 비윤리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고 윤리경영을 공고히 했다.

‘클린 포스코 시스템’도 가동했다. 클린 포스코 앱(App)을 통해 추천과 청탁을 요청 받은 당사자뿐 아니라 그 내용을 전달 받은 실무자 등 청탁 경로에 있는 모든 임직원은 관련 내용을 24시간 내에 등록해야한다.

또한 청탁에 의한 부정행위 발생을 원천 차단하고자 청탁 여부가 애매한 경우도 관련 내용을 100% 기록하도록 했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거 외형성장을 추구하며 늘어난 조직과 중복 부서 등 88개 조직을 폐지했다. 국내외 34개 계열사도 정리했으며 올해도 35개의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할 방침이다.

권 회장의 경영쇄신의 성과는 올해 실적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계열사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개선 효과는 약 4조원에 이를 것이라 포스코는 내다봤다.

포스코는 올해 연결기준 1분기 65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전분기 대비 93.7% 증가했다.

포스코는 1분기 매출 12조4612억원, 당기순이익 352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10.3%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21.9% 급증했다.

포스코 자체 고부가가치 제품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의 또 다른 요인이다.

1분기 WP제품 판매량은 368만2000톤으로 전분기 대비 25만5000톤 증가했다. 전체 제품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5%로 전분기보다 4.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포스코는 올해 연결기준 1분기 65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전분기 대비 93.7% 증가했다./사진=미디어펜 DB


권 회장은 지난 5월 뉴욕에서 한·미 양국의 경제협력과 우호증진에 힘쓴 공로로 ‘2016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국전쟁 당시 미 8 군 사령관인 고(故)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매해 한·미 우호증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해왔다.

역대 수상자로는 지난 2004년 반기문 UN 사무총장, 2005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2006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07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있다.

포스코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권 회장 앞에 넘어야할 산은 아직 높다. 정부는 철강업종을 향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가지게 될 경쟁력을 상상해 본다면 우리 철강산업의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도 사업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칼끝 놓인 철강업계, 그리고 창립 50주년을 앞둔 포스코 앞에 권 회장은 또 다른 반세기를 시작하는 기반을 닦아야할 책임 앞에 놓였다.

권 회장은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사업구조 혁신 가속화 ▲신성장사업 가시적 성과 창출 ▲윤리 기반의 경영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혁신을 이어간다.

권 회장은 “종래의 생산·판매 방식을 고집해서는 더 이상 경쟁사를 앞설 수 없다”며 “포스코 고유의 기술력이 집약된 WP제품에 그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용기술과 납기단축, 운송비 절감, 자금지원 등의 상업적 지원을 가미한 솔루션마케팅에 한발 더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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