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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현대차 배당늘려 친기업우군 확보해야

2014-02-11 10:29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시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전 올포유플러스 에셋대표, 우리증권, 메리츠증권 수석연구위원
500만 주식투자자들에게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결산배당 공시는 몹시 기다려지는 뉴스이다. 지난 회계년도 결산을 완료한 기업들은 주주총회에 앞서 미리 결산배당 내용을 공시한다. 이사회에서 결의된 결산 배당금은 최종적으로 주주총회에서 확정이 되는데 주주총회가 완료되면 각 기업들은 확정된 배당금을 주식투자자의 계좌로 입금을 해주게 되어 있다. 주식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은 주식투자에 따른 보상차원에서 해당기업이 실적의 일부를 이들에게 돌려주는 일종의 반대급부인 셈이다.

요즘 들어 2013년 결산을 완료한 기업들의 결산배당 공시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공시가 이어지면 덩달아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단골 뉴스도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각 그룹 총수가 이번에 얼마만큼의 배당금을 챙길 것이라는 가십성 뉴스가 바로 그것이다. S그룹 총수는 3개 상장기업의 배당금만으로 1,079억원의 배당금을, L그룹의 오너일가는 그룹 주력사 1개 기업의 배당금만으로 135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이란 내용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어느 언론매체는 “회장님” 결산배당 수입은 얼마? 라는 제목으로 각 그룹 총수의 배당금 수입을 친절하게 비교하기까지 한다.

기업 오너들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 주식투자자에게는 이맘때의 회장님 배당금 뉴스는 결코 반가울리가 없다. 왜냐하면 일반 주식투자자들이 받게 될 배당금은 쥐꼬리만한 수준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불만이 가득한 상황인데 언론에서는 자꾸만 회장님의 배당금이 엄청나다는 쪽으로 여론을 몰아갈 뿐, 일반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배당금의 수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기업 오너들의 배당금과 일반 주식투자자의 배당금은 직결되는 문제여서 이런 언론의 가십성 뉴스가 일반 주식투자자의 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진 자를 좋지 않게 보는 사회적 분위기에 파묻혀 어디에다 하소연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회장님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은 아무리 실적이 급증하여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그 기업은 절대로 배당금을 크게 늘리지 못할 것이라는 자포자기성 푸념까지 나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시가총액 20위 기업들로만 한정하여 지금까지의 결산배당 공시 상황을 정리하면, KT&G가 지난 1월 16일 가장 먼저 1주당 3,200원의 현금배당을 공시하였고 1월 23일의 현대자동차에 이어 2월 7일의 KB금융지주 까지 총 15개 기업들이 결산배당 공시를 마쳤다. 시가총액 20위 기업들은 6년째 적자를 지속중인 한국전력과 투자재원의 확보를 더 확보해야 하는 SK하이닉스 2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18개 기업 모두가 2013 회계연도 결산배당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결산배당 공시를 하지 않는 현대모비스, 신한금융지주 및 하나금융지주 3개 기업도 2월내에는 결산배당 공시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정책 면면을 살펴보기 위해 시가총액 20위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의 1주당 배당금, 시가배당율, 배당금 총액, 이익잉여금 누계(예상) 등의 데이터를 조사해 보았다. 2013년 각 기업들의 1주당 배당금은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전년대비 동일하거나 축소되었고, 주식투자자들의 실질적인 눈높이 잣대라 할 수 있는 시가배당율(1주당 배당금을 주식시가로 나눈 비율)은 SK텔레콤과 KT&G 2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업들이(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한국전력과 SK하이닉스는 제외) 시중이자율에도 훨씬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었다. 2012년 대비 79%의 배당금을 늘린 삼성전자의 경우도 2013년 시가배당율은 1%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20위 기업의 1주당 배당금 및 시가배당율

   
 

자료: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등 공시자료를 토대로 필자가 작성
주 : 1. SK하이닉스(시총 4위, 27조 9,109억원)와 한국전력(시총 7위, 23조 6564억원)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아 분석대상에서 제외
2. 삼성생명은 2010년 상장되어 2009년은 미포함
3.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13회계년도중 3월결산에서 12월 결산으로 변경되어 결산일 변경 효과를
시가배당율에서 반영함
4. 현재까지 결산배당을 공시하지 않은 현대모비스,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는 2013년 배당금이 전년도와
동일하다고 가정함
5. 시가배당율 산정시 주가는 주주명부폐쇄일 2거래일전 과거 1주일간의 종가를 산술평균한 주가를 사용

반면 2013년을 기준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할 배당금과 내부 유보금이라 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 누적액과의 비율을 비교해 보면 KT&G,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2%대 이하의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업의 속성상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 않는 LG쇼핑 경우에도 그 비율이 0.4%로 극히 낮다. 낮은 배당금 대 이익잉여금 비율은 우리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가운데 주주들에 대한 배당에 인색한 나머지 벌어놓은 돈을 그저 쌓아 놓기만 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각 기업들이 이익의 증감을 배당정책에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최근 5년간의 당기순이익과 1주당 배당금을 2009년도를 100으로 지수화하여 분석해 보면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도출된다.

첫째, 각 기업들은 기업의 실적과 배당을 연계하는 뚜렷한 배당정책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나마 당기순이익의 증감을 배당에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기업은 시가총액 20위 기업중 현대중공업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20위 기업의 2013회계년도 배당금 및 이익잉여금(억원)

   
 

        자료: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등 공시자료를 토대로 필자가 작성
        주 :1.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한국전력과 SK하이닉스는 분석대상에서 제외
               2. 아직까지 결산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신한금융지주는 분석대상에서 제외

                       시가총액 20위 기업의 당기순이익 및 배당금 지수

   
 

     자료: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 등 공시자료를 토대로 필자가 작성 
     주 : 1.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및 아직까지 결산을 완료하지 않은 신한금융지주는 분석대상에서 제외
       2. 네이버는 2011년, 삼성생명은 2010년을 기준년도로 함
       3.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13년도중 3월 결산에서 12월 결산으로 변경되어 변경효과를 반영함
      4. 현대모비스, 하나금융지주는 2013년 배당금이 전년도와 동일하다고 가정함
 

둘째, 대체적으로 각 기업들의 배당금 증가율은 당기순이익의 증가율을 한참이나 하회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5년간 이익이 급증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같은 기업들은 배당금이 증가세이기는 하지만 당기순이익의 증가율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째, 당기순이익의 증감이 있어도 이런 기업 사정을 배당정책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매년 동일한 배당금을 주는 기업도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포스코, SK텔레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화재, 롯데쇼핑, KT&G, LG전자가 이에 속하는 기업이다.

과거 고도 성장기의 우리 기업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재투자를 하여 기업규모를 키우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가면서 주주들에게는 배당보다는 주가상승의 차익을 안겨주는 방식으로 보상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기업들도 더 이상 고성장세를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내부에만 유보만 하고 배당은 쥐꼬리만하게 주는 우리 기업들은 주주들로부터 결코 환영받을 수가 없다.

외국기업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 기업들의 시가배당률은 명함을 내밀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IT기업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애플은 지난해 2.4%의 배당률을 기록했고, 한 때 판매부진을 겪었던 포드도 경영상황이 호전되자 지난해에는 시가대비 2.6%의 배당금을 지급하여 주주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우리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고 한국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이런 경제분위기 속에서 소비를 활성화하고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기업들이 기존의 배당정책에 대한 인식을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주식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투자수익을 가져다주는 배당정책을 실시한다면 주식시장에는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될 것이고 늘어난 배당금은 세수를 늘리고 소비를 활성화시켜 국가 경제발전에 일조할 것이다. 또한 달라진 우리기업들의 배당정책은 한국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트라우마를 해소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도 한층 더 고조시킬 것이다.

이러한 배당정책의 인식전환을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같은 우리의 간판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출을 많이 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도 애국하는 길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기업들이 시중금리 수준에 맞는 현실적인 배당정책을 펼쳐 세수를 늘려주고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것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20위 기업중 배당을 하지 않는 SK하이닉스, 한국전력, 그리고 결산을 완료하지 않는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17개 기업의 2013년 배당금은 약 6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금액은 이들 기업의 이익잉여금 누적액 379조원에 비하면 평균 1.6%에 그칠 뿐이다. 이들 기업이 이익잉여금 누적액 대비 1%의 배당금을 더 늘린다면 추가적으로 3.8조원의 배당금이 시중에 풀리게 될 것이고 이 돈의 상당부분은 결국은 소비활성화와 세수증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우리기업들은 주식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배당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주식시장의 간판기업이라 할 수 있는 시가총액 20위 기업의 배당정책 면면을 보더라도 주식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들 기업들의 배당정책에 대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자기편의적 배당정책이 아니라 주식투자자들을 배려하고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이 빨리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한편 우리 기업들에게 이러한 배당정책의 전환을 요구하기 이전에 국민들도 변해야 할 것이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 오너들의 배당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그저 부정적인 시각만으로 바라보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기업 오너들의 배당금이 늘어날수록 나머지 일반 주식투자자들의 배당금도 똑 같이 늘어나 이 돈중 최소한 15.4%에 해당되는 금액은 배당소득세(14%)와 주민세(1.4%)로 원천징수되어 국가재정을 튼튼하게 하고 나머지 돈은 결국은 시중에 풀려 소비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종전과 달리 종합소득세 과세기준이 2,000만원으로 하향되어 기업들의 배당금이 늘어날수록 국가 재정은 더욱 튼튼하게 될 여건이 마련되었다. 주식투자자들의 배당금 증가는 결국은 나라살림을 살찌우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한 방편임을 알아야 한다.

기업 오너들의 배당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곱지 않는 시선으로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게 된다면 이들의 직간접적인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각 기업들은 배당금을 늘리는 데 주저하게 될 것이다. 기업 오너들에 대한 부당한 배당금 확대에는 한 목소리로 질타를 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는 정당한 배당금 확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 이제는 국민들이 성숙한 자세로 우리 기업들이 시중금리 수준에 맞는 현실적인 배당을 하도록 독려해야 할 때이다. /최석포 시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전 올포유플러스 에셋대표, 전 메리츠증권 우리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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