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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실정②]메피아 방치 성수·강남·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016-09-06 14:50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네 번째…동일한 유형의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5월 28일 오후 5시 57분, 강변역 방면 2호선 구의역 내선순환 승강장에서 열차와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사이에 용역업체 은성PSD 직원 김 모(20)씨가 끼여 사망했다. 서울메트로는 성수역에서 잠실역 방면 내선 운행을 20분 동안 중지한 뒤, 오후 6시 23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파장은 하루 이틀 사이 잦아드는가 싶었지만 사망한 직원의 개인적인 사정이 뉴스를 통해 알려지자 일파만파였다. 지난 해 동일한 유형의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강남역에서 발생했지만 그 결과는 달랐다.

서울시민과 국민 모두 서울시정의 참담함을 목도하는 순간이었다. 성토의 도가니였다. 4년 전 및 3년 전 성수역, 1년 전 2호선 강남역에서 똑같은 사망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난 ‘안전사고’라는 점에서 서울메트로와 서울시는 더욱 큰 지탄을 받았다.

문제는 일목요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려보냈던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들의 무능력과 기존 메피아(메트로+마피아)의 지대추구가 결합한 인재(人災)였다. SOC 안전관리에 관련된 박원순의 실정이 낱낱이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필자가 박 시장의 첫번째 실정으로 다루었던 반값정책 및 청년수당에 이은 두번째 정책실패다.

단적인 예로 지난 달 11일 경찰은 서울메트로 임직원 수십 명이 문제의 은성PSD로부터 상품권을 수수했던 정황을 포착했고, 서울메트로 보수공사 중 35%의 경우 부실시공을 감시하지 않고 부실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로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동일한 유형의 네 번째 죽음이 일어날 때까지 박원순 시장은 방관했다. 전철 관련 전문성은 없으면서 박 시장이 낙하산 인사로 내려보낸 사장 감사 비상임이사 등은 안전사고가 연이어 일어났는데도 예방 조치를 완비하지 못했다. 정비기술 없는 고령 사무직 메피아들은 주 1~2회 출근하는 등 앉아서 놀고 먹었다. 은성PSD에 내려갔던 서울메트로 전적자들로 인해 비정규직 직원이 서너 개의 역을 동시다발적으로 담당해야 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동일한 유형의 안전사고가 여러번 일어난 뒤 재차 일어난 사망사고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려보냈던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들의 무능력과 기존 메피아(메트로+마피아)의 지대추구가 결합한 인재(人災)였다./사진=미디어펜



메피아 문제 말고 추가로 밝혀진 점

서울메트로와 하청업체 사이에 퇴직자를 내려 보내는 ‘메피아’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점 말고도 이번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통해 밝혀진 점이 몇 가지 더 있다.

▲작년 동일한 유형의 강남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있었으나 당시 이를 사망한 직원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 아직까지 서울메트로와 유가족들이 소송 중이라는 것 ▲수리 현장 실제 상황과 기존 안전매뉴얼은 동떨어져 있었다는 것 ▲문제의 외주업체 은성PSD와 서울메트로의 계약 체결은 박원순 시장 임기에 이루어진 것 ▲박 시장이 지하철 안전관련 연간 예산을 오세훈 시장 임기 2011년과 비교해 918억 원 삭감했다는 것 등이다.

박원순 시장의 실정은 안전예산 삭감과 서울메트로 전적자, 메피아 문제로 드러난다.

전철 안전관련 예산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11년도에 2395억 2780만 원이었으나,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2011년 10월 이후 2013년도 해당 안전예산은 1985억 4777만 원으로 줄었고 2014년에는 1476억 4890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박 시장은 전임자 오 시장에 비해 전철 안전예산을 38% 삭감했다. 주로 유지보수용 수선유지비, 시설유지관리 외주위탁비나 지하철 유지보수 물품(저장품), 노후시설공사(선로, 전로설비) 등 경직성 안전예산이 삭감됐다. 

한편 2011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두 달 뒤인 그 해 12월 서울메트로와 은성PSD는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정비관리 외주업무와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메트로는 이듬해 4월 1일 노조와의 협의 하에 파인서브웨이(지하철 유실물센터 운영), 프로종합관리(전동차 경전비), 성보세이프티(구내운전), 고암(모터카 및 철도장비)이라는 용역 회사들과 위탁 계약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이로 인해 창출된 515명 일자리에는 서울메트로 전직자가 344명(66.8%) 들어갔다. 서울메트로 전직자들의 지대추구, 메피아의 시작이다. 이러한 사실은 2014년 1월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 후, 민노총 건의사항에 대한 서울시의 조치계획을 담은 서울시 문서에 나와 있다. 

5월 28일 오후 5시 57분, 강변역 방면 2호선 구의역 내선순환 승강장에서 열차와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사이에 용역업체 은성PSD 직원 김 모(20)씨가 끼여 사망했다. 서울메트로는 성수역에서 잠실역 방면 내선 운행을 20분 동안 중지한 뒤, 오후 6시 23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사진=연합뉴스


공기업 공무원들의 지대추구…서울시의 수수방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는 서울메트로가 소비자와 고객 중심으로 경영의사결정을 한 게 아니라 내부의 지대추구에 몰두했음을 반증한다. 서울시는 지난 몇 년간 수수방관했다. 박원순의 서울메트로 낙하산 인사들은 이를 제어, 개선하지 못했다. 돈을 쏟아 부어도 만연한 공기업 공무원 마인드로 인해 안전이 담보될지 불투명하다. 그 와중에 박 시장은 예산까지 삭감했다.

관건은 서울메트로가 서울시 소유라는 점 때문에 아무리 적자가 누적되더라도 사실상 도산의 위험이 없다는 점이다. 경쟁은 물론이고 체질 개선과 노동구조 혁신을 할 필요가 없는 조직이다. 안전은 돈이다. 모든 일에는 비용이 들어간다. 재정 건전성을 추구하면서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노동개혁이 필요하다. 박원순 시장은 솔직해져야 한다. 면피하지 말고 자신의 실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 늦지 않았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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