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지진피해를 입은 경주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는 ‘내부자용’임에 확실하다.
금방 들통이 날 왜곡된 내용으로 대통령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보도를 즐기는 그들만의 입맛에 맞춰 편집된 언론은 그저 선전물에 불과해보인다.
21일 경향신문은 경주를 방문해 자원봉사자들과 악수하는 박 대통령을 사진을 게재하면서 사진설명으로 대통령이 마치 신발에 흙을 묻히기 싫어서 엉거주춤 손을 맞잡았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흙 묻을라…길게 뻗은 손’이란 제목으로 경주를 방문한 박 대통령이 주민들과 악수하는 사진을 내보내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지진 피해지역인 경주 황남동 한옥마을을 방문해 피해 복구 중인 자원봉사자들과 손을 잡으며 대화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진흙을 밟아 묻지 않도록 경호원들이 붙잡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경향신문 페이스북에도 비슷한 내용의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경주 방문 박 대통령, 흙 피하며 “많이 놀랐죠?” 위로’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와 함께 “대통령 발에 진흙이 묻는 꼴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못 본다. by 청와대 경호원”이란 소개글도 함께 게재됐다.
경향신문은 21일 전날 경주를 방문해 자원봉사자들과 악수하는 박 대통령을 사진을 게재하면서 사진설명으로 대통령이 마치 신발에 흙을 묻히기 싫어서 엉거주춤 손을 맞잡았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청와대 홈페이지
또 SNS 기반 매체로 알려진 ‘인사이트’는 20일 ‘지진 피해입은 경주시민들을 서운하게 만든 사진 한 장’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이 보인 태도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진흙으로 뒤덮인 바닥을 밟지 않으려는 듯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라며 아예 대놓고 여론을 조장했다.
이 기사들에는 “딴나라 대통령이네!” “이 ×××아, 흙밟으면 디지냐” 등 대통령을 조롱하는 댓글이 달렸다. “친일파가 정권 잡고 멀쩡한 대한민국 역사 뜯어고치려고 하는데...”라는 억지주장도 달렸다.
댓글 중에는 “경향이여, 염치가 있어라”거나 “이런 말도 안되는 기사거리로”라며 “국민들을 현혹하려는 의도를 바꾸지 않으면, 경향은 지금처럼 늘 그렇고 그런 부류들만 모여 자기만족하는 찌라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네요”라는 지적도 있다.
경향신문 보도와 관련해 이날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제가 현장에 있었다”며 “대통령이 주민들에게 악수하려고 다가가니까 주민들이 ‘이거 복구용 흙이니까 밟지 마세요’라고 말했고, 그렇게 해서 흙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서 악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진피해 현장을 방문한 상황을 감안할 때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왜곡된 보도를 바로잡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경향신문 등의 보도와 관련해 ‘풀(pool) 취재’ 방식의 오류라는 일각의 해석도 있다. 대통령이나 대선후보, 큰 사건 등에 언론사가 대거 몰려 오히려 취재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을 때 기자 대표단을 뽑아 밀착 취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번 경향신문 보도는 ‘오류’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다분히 ‘악마의 편집’으로 볼 개연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향신문의 보도는 과연 누구에게 어떤 점에서 유익한 정보일까.
사람들이 언론보도에 관심을 잃고 멀어지게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언론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면 뉴스가 대중보다 내부자용으로 전락할 때 민주주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랜스 베넷이라는 미국 워싱턴대학교 정치학 교수가 남긴 이 거창한 말을 빌릴 것까지 없이 언론이 ‘진실’에 눈을 감는 순간 기사는 ‘조작’이 될 뿐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후 소위 ‘언론전쟁’이 시작됐다는 전문가 분석이 있다. 지금 언론의 행태에 대해 축구장 중계자와 선수를 비유해 ‘경기를 중계해야 할 기자가 경기흐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스스로 경기를 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한 말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 나라의 독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민주화 과정에서 모진 탄압도 견뎌낸 한국언론사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네티즌의 지적처럼 언론이라면 비판도 염치있게 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