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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싱크탱크? 경제 진보 역행하는 기만 선동

2016-10-09 09:1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문재인의 소득주도 성장론, 그 참을 수 없는 기만성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로 이달 말 출범할 예정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참여 교수 명단이 지난 5일 일부 공개됐다. 경제 분야 참여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문 전 대표의 성향을 잘 반영하듯 케인지언 교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띠는 인물이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다. 

노무현 정부 시절 한은 총재를 지낸 그는 현재 중앙대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소득주도 성장론' 설파에 앞장서고 있다. 문 전 대표 역시 작년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웠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이론이 향후 문재인 대선 경제 공약의 핵심 철학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소득주도 성장론이란 무엇인가? 한국은 과거 제조업을 기축으로 한 수출주도 성장을 이룩해왔다. 그런데 최근 주력 산업에서 저임금과 양질의 노동력을 앞세운 신흥국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소비)를 성장의 새 동력으로 삼자는 게 소득주도 성장론의 핵심이다.

'소비가 가계소득을 늘려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케인지언 논리의 귀결인데, 이 때 중시되는 것이 '부의 재분배'다. 저소득층은 소비성향이 높아, 이들에게 돈을 쥐어주면 같은 금액이 고소득층의 손에 있을 때보다 소비가 더 활성화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의 가장 큰 허점은 수출로 벌어들인 소득이 결국 소비를 추동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자도 부족하고 인구도 적은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이 풍족한 소비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까닭은 수출로 벌어들인 소득이 기업을 거쳐 국민 경제 전체에 배분되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큰 나라는 국가 내부에 물자가 풍부하고 인구도 많아 무역적자를 내면서도 소비 시장이 작동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큰 일본과 독일조차 여전히 수출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로 이달 말 출범할 예정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참여 교수 명단이 지난 5일 일부 공개됐다./사진=연합뉴스



또한 수출로 벌어들인 소득은 경제 진보를 위한 투자의 원천이 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현대차의 자동차가 해마다 좋아지는 이유는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을 투자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을 통해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재화의 등장과 이어지는 품질 향상을 경험할 수 없다.

이러한 투자의 중요성은 소득주도 성장론자들이 주장하는 '부의 재분배'가 가진 문제점을 설명하는 데에도 용이하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근로장려금, 자녀장려금, 기초생활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이들이 주장하는 재분배는 사실 상위 1%의 소득을 국민 전체에 배분하자는 것으로 봐야한다. 저소득층의 소비성향을 운운하지만, 실제 주장을 보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상위 1%에 적용되는 소득세율은 41.8%이고 각종 사회보험료를 합하면 50%에 달한다. 이미 소득의 절반이 나머지 계층에 직/간접적으로 배분돼 소득증대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세금을 물릴 경우, 나머지 계층의 소득증대효과로 소비는 늘지 몰라도, 금융시장 내부의 가용자본은 심각하게 줄어든다. 

그리고 그만큼 투자 여력도 축소된다. 투자 없이 소비만 이뤄지면 매번 똑같은 재화만이 생산될 뿐, 실질적인 경제 진보는 이뤄지지 않는다. 새로운 재화가 등장하지 않으니, 궁극적으론 소비마저 줄어들 것이다.

극단적 가정으로 상위 1% 소득의 전부를 과세해 성인 한 명 한 명에게 나눠준다해도 연 27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 돈을 소비에 사용하면, 국민들은 일 년에 외식 서너 번 정도를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가용자본의 감소와 투자 위축은 가히 엄청난 것이어서, 우리는 경제적 진보의 지체를 피할 수 없다. 숫자가 너무 크고 경제 구조가 복잡해 당장은 체감하기 어렵지만, 천천히 우리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 것임은 자명하다.

요컨대 소득주도 성장론은 수출과 투자의 중요성을 간과한 기만적 경제학이다. 우리는 이처럼 그럴듯한 사기에 휘둘리지 말고, 오직 기업가적 혁신에 전념해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는 정공법을 택해야만 한다. 그것이 번영으로 향하는 지름길임을 한국과 세계의 경제사가 증명하고 있다. /박진우 리버럴이코노미스트 편집인

소득주도 성장론이 향후 문재인 대선 경제 공약의 핵심 철학이 될 가능성이 높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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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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