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정 바른교육권실천행동 운영위원,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이사 |
신당창당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민주당이다. 126석과 2석의 합당에서 5:5지분 나누기는 아무리 기계적으로 명문화해도 불가능하다. 안철수에겐 지분을 뒷받침할 인적 자원이 없다. 사실상 흡수통합이다. 반대로 합당이 실패해도 동일지지기반에서 지분을 장악해오던 안철수의 새정치연합은 실체를 갖추기도 전에 없어졌다.
▲ 깨끗한 정치와 선거를 표방해온 안철수 새정추 위원장이 김한길 민주당대표와 합당을 선언했다. 안의원의 합당선언은 안철수식 정치의 파탄으로 평가된다. 구태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새로운 정치문화를 강조해온 안의원의 합당발표는 그의 지지자들은 물론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에게도 많은 실망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안의원과 김한길 대표가 합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안철수는 그에 비해 얻는 것이 너무 작다. 구태정치와의 결별하고 새로운 정치노선을 걷겠다는 창당명분은 사라졌다. 이제 합당을 하면 단 두 명 뿐인 계파의 수장에 불과하다. 윤여준 전 장관의 새정치 구상은 전면 폐기되고 안철수를 믿고 민주당과 새누리을 탈당하고 온 추진위 내 인사들은 다시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한다. 또, 앞으로 신당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 했지만, 광역선거는 경선을 거쳐야한다.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도 통제하지 못하는 주류와 비주류의 치열한 계파 싸움이 있는 곳이다. 합의과정에서 안철수가 지분을 약속받았다 해도 번복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는 정치적 이해와 가치를 함께하는 정치집단의 리더로서는 할 수 없는 선택을 했다. 이쯤에서 안철수는 기업인 출신임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조직기반을 만드는 창당과정은 효율적인 기업운영만 해온 안철수가 보기엔 비능률적인 작업이다. 또, 인사영입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을 것이다. 때맞춰 벼랑 끝에 몰린 김한길대표가 안철수에게 신당창당의 댓가로 대권후보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라면 창당보다 기존 정당의 조직을 이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 판단했을 것이고, 목표가 확실한데 돌아갈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안철수의 목표는 대통령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 있어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자신이 하면 새정치인 것이다. 이 정도면 과대망상이고, 대국민 사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3년 후의 대권은 어느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그리고 신당합당은 안철수가 정당 정치라는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작하는 일개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장, 대선, 신당창당을 모두 중도 포기한 안철수가 감당해낼지 의문이다. 제발 개인의 실패를 국민의 실패로 선동하고 정치 무용론을 내세우며 은퇴 선언하는 일은 없기 바란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말이다. /이민정 바른교육권실천행동 운영위원,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