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전 차병원그룹의 건강검진센터 차움병원에서 드라마 ‘시크릿가든’ 여주인공 이름 ‘길라임’을 가명으로 써 파문이 일고 있다.
왜 박 대통령이 길라임을 가명으로 사용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박 대통령은 평소 저녁 시간에 드라마를 즐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청률 30%를 넘으며 인기를 끌었던 시크릿가든 여주인공의 이름을 친근하게 느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각에서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조카인 장시호씨가 지난 2014년 제주도에 차린 이벤트·광고회사의 이름이 ‘더 라임’이라는 점 등을 들어, ‘라임’이라는 이름이 국정농단에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크릿가든의 제작사를 이번 정권에서 각종 탄압을 받았던 CJ그룹 계열사 CJ E&M이 인수한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CJ E&M은 시크릿가든 제작사인 화앤담픽쳐스를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지분 100% 손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CJ E&M은 지난해 하반기 화앤담픽쳐스의 지분 30%를 확보했고 나머지 지분 70%도 올해 확보했다. 현재 드라마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올해 5월 설립한 드라마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화앤담픽쳐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화앤담픽처스는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등 인기 드라마를 다수 제작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다른 의도는 없었을 것”이라며 “CJ E&M이 드라마 컨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화앤담픽처스를 인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화앤담픽쳐스에는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가 속해 있어서 인수 매력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정권에서 여러 가지 압력을 받았고 이미경 부회장이 퇴진하면서 경영권 공백 등 갖가지 어려움을 겪었던 CJ E&M이 시크릿가든 제작사인 화앤담픽쳐스를 인수하면서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차병원그룹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당선 전인 2011년 1월께 차움병원을 처음 방문한 뒤 그해 7월까지 종종 길라임이란 가명으로 서비스를 받았다. 그러나 2011년 7월 이후에는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란 가명을 사용하지 않았고 당선 이후에는 절대 방문하지 않았다.
CJ E&M 관계자는 “드라마제작사 인수는 작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열심히 만들어보려고 화앤담픽쳐스를 인수하게 된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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