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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무상급식대란, 식단부실 대란, 명퇴대란, 임용대란으로

2014-03-04 14:58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봄맞이를 톡톡히 하고 있다. 며칠째 지독한 독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의학에선 환절기 감기를 몸의 적응기로 본다지만 몸이 아프니 정신줄이 오락가락 한다. 꽃샘 추위가 가시기엔 아직 멀었는데 몸이 시원찮으니 걱정이다. 독감이 언제 떠나줄지 모르지만 더는 아프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교직사회는 영락없이 내 꼴이다. 춥다 못해 냉골이다. 오늘은 명예퇴직 얘기를 해볼까 한다. 뉴스에 나왔듯이 전국 시도교육청의 명예퇴직(명퇴)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 어느 해보다 명퇴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교사들은 다양한 이유로 교단을 떠난다. 건강상의 이유나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교직을 내려놓아야 할 상황은 많다. 정년 전에 그만두는 교원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들이 선택하는 것이 명퇴다. 일찍 자리를 비워줌으로써 후배들이 보다 일찍 교직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이 명퇴 예산이다. 명퇴 예산의 부족은 곧 신규 교사임용의 감소를 뜻한다. 실제로 올해 서울시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990명 중 곧바로 발령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교사로 임용된 38명은 작년에 합격해 1년을 대기한 사람들이다. 이처럼 임용에 합격한 예비교사들은 기존 교사의 퇴직이 줄면서 발령을 받지 못해 한없이 기다려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명퇴는 교사가 정년 이전에 퇴직할 경우 위로 차원에서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연금과는 별개로 일정 금액이 일시불로 지급된다. 정년연령이 높은 편인 교사의 특성상 정년 이전 퇴직을 유도해 신규교사 수급을 원활하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 바로 명퇴다.  연차가 높은 교사가 퇴직하면 신규 교사 2~3명을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선배의 자리를 후배가 물려받아 교직사회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끔 하는 시스템이기도하다.

   
▲ 서울시가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을 천문학적으로 늘어났지만, 친환경 식단은 부실하기만 하다. 학생들이 먹기싫은 음식이 나오면 식판을 통째로 버리면서 쓰레기도 급증하고 있다. 복지예산이 늘어나면서 교사들의 명예퇴직 예산은 전년의 3분의 1로 격감했다. 명퇴 교사가 줄어들면서 올해 신규 임용고시에 합격한 초등학교 교사 990여명이 발령을 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재정을 거덜내는 무상급식 광풍이 결국 명퇴대란, 신규 임용대란, 식단부실대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 급식 납품업체들이 서울시의 식재료 납품지침이 아이들 건강위협하고, 농민에게는 절망을 준다면서 이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최근 들어 명퇴 희망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이다. 50~60년대생 베이비 붐 세대들이 은퇴연령에 도달했고 연금법 개정으로 퇴직 후 본인의 연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신청자가 급증했다. 그 중에는 정상적인 수업진행이 어렵거나 학생지도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명퇴 예산 삭감으로 이런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의욕을 상실하고 마음이 떠난 사람이 학교에 계속 있어봐야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 실제로 여러 가지 이유로 의욕이 떨어진 교사가 명퇴 신청에서 탈락할 경우 초등학교에선 교과 전담교사로 돌리고, 중·고등학교에선 담임을 맡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불행한 일이다.

명퇴 예산의 급감은 무상급식과 같은 교육복지 예산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서울시교육청도 무상급식 등 과도한 복지예산으로 인해 명퇴예산이 작년 수준에 비해 3분의 1 이상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법처리를 당한 전임 교육감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친환경 무상급식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시행 3년차를 맞으면서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값비싼 친환경 식자재를 고집하다 단가문제로 식단이 부실해지면서 학생들이 먹지 않는 급식이 되었다. 학생들은 ‘공짜’라는 생각인지 음식물을 쉽게 버리는데 익숙해졌다. 먹기 싫은 반찬이 나오면 식판을 통째로 버리고 매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잔반이 늘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도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의 잔반 양이 5t 트럭 5000대 분량이고 처리 비용도 2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이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학생들에게 영양가 높고 질이 좋은 급식을 하자고 학교에 요구하기도 한다. 과연 무상급식이 능사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서울시 모 교육의원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시중가 보다 40~50% 비싸게 농산물을 사들여 3년 동안 400억원의 세금을 낭비했다고 폭로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학교에 친환경 식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됐다.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값싸게 구입하자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복잡한 유통단계로 오히려 시중가보다 비싸게 구매해 세금 유용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친환경 무상급식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회의감이 든다. 이런 유명무실해진 무상급식에 매년 수천억씩 쓰다 보니 정작 학생들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설의 개보수나 교육 기자재 확보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명퇴도 마찬가지다. 기존 교사의 퇴직을 유도하면서 신규 교사 임용을 늘리고 교단의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이기 때문에 예산 삭감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과도한 복지로 학생과 교사가 원하는 진정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명퇴 예산 확충을 통해 떠나길 원하는 교사는 보내고 가르칠 의욕이 있는 교사가 이어 받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 아닐까. 하루빨리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을 키우는 데는 오랜 기간 동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교육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좋은 교육 환경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 열심히 공부하여 대한민국 발전에 초석이 되어야 한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지장 받지 않도록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학생들에게 공짜 밥을 먹이는 게 교육의 본질은 아니다. 무상급식 등 과도한 복지에 집착하면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잃고 있는 게 아닐까.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 초심으로 돌아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김소미 용화여고 교사,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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