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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시간 연장 방침에 증권가 반응 싸늘...'최경수 이사장 치적쌓기?'

2014-03-13 13:29 |

 
한국거래소가 올해 하반기 중 정규 거래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정작 여의도 증권가와 금융당국의 반응은 냉담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경수 이사장은 올해 초 “글로벌 빅(Big) 7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시간 연장은 당초 중장기적 도입과제였으나 최근 올해 하반기 중 거래시간을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 거래소가 정규 거래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는 대책을 추진중이지만 이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뉴시스

만약, 거래소의 뜻이 관철되면 한국 증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규시간이 한시간 늘어나게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거래대금이 늘어날 수 있는지 데이타를 체크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빠르면 올해 하반기중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거래시간이 한 시간 늘어나도 거래소가 기대하는 만큼의 거래대금 증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사자인 현업의 증권 관련 직종 종사자들은 거래 시간이 늘어날 경우 업무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거래대금을 좌지우지 하는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대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과 기관은 이미 전일 매매 전략을 짜 놓고 들어가기 때문에 증가가 어렵다"며 " 개인 거래대금이 다소 늘 수 있겠지만 전체 거래 대금 기여도는 무척 낮은 수준으로 결국 거래대금 증가는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애널리스트, 운용사, 지점 근무자, 증권 유관기관 종사자 등 증권업 관련 종사자의 업무 강도는 늘어나는 시간에 비례해 강해질 전망이다.
 
하루 종일 긴장 속에 주식 시장을 체크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한 시강 연장 근무에 따른 추가 부담은 적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의 업무량을 일률적으로 수치화하기는 어렵지만 기관의 펀드매니저나 시장 전략 담당자, 운용사, 자문사 입장에서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중돼 스트레스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거래소의 이번 대책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미봉책 정도로 보고 있다. 거래대금을 늘려야 하는데 뾰족한 대책은 없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거래를 늘릴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거래 시간 증가라는 '손 쉬운' 대책이 나온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거래소는 이번 대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양새지만 아직 금융당국과의 협의조차도 진척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최경수 이사장이 임기 내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모든 증권 관계자의 의견이 모아져야 할 거래 시간 연장을 너무 성급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사장의 치적 쌓기용 ‘전시 행정’에 블과하다는 비아냥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최 이사장 임기는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오는 2016년 9월 30일까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은 금융당국은 물론 모든 증권 종사자의 협의가 진행되어야 하는 과제"라며 "아직 금융위와는 협의조차도 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증권가는 근본적으로 거래대금이 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전세값 폭등으로 투자여력이 없는 개인투자자를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도 필수적인 요소로 꼽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는 주식 투자로 성공한 경우보다 실패한 경우가 많고 외국인과 기관이 보기에 한국 시장은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우선 한국 시장이 투자할 만 한 매력적인 투자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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