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중국업체들의 치열한 눈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박삼구 회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호타이어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중국 업체들은 인수비용으로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등 접전이 예상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를 파는 본입찰에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 화학회사 지프로, 항공부품회사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IC) 등 중국의 3개 업체만 참여했다.
당초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에 포함된 링롱타이어와 인도 아폴로타이어는 본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매각 지분은 2009년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지분이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500원으로 채권단 보유 지분 시가는 약 6000억원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8000억~1조원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SAIC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AIC는 이번 입찰에서 1조원가량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SAIC는 중국 국영기업인 `항톈과학기술그룹`(CASC)의 자회사로 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유기업이다. 때문에 업계는 SAIC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무리한 구조조정과 기술유출 등으로 `제2쌍용자동차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은 내부 회의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인수 의향을 타진할 예정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우선협상대상자에 앞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산업은행은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의 요청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다음주 초로 연기했다. 산은은 본 입찰 참여업체의 인수 의지, 고용승계를 비롯한 향후 경영계획 등 비(非)가격 요소 관련 서류 검토 작업이 길어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늦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업체는 글로벌 13위권 타이어 업체인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1조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MJ CARGRAPHY
다음주 초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와 매매계약 협상을 벌여 구체적인 가격과 조건을 정하게 된다.
박 회장은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모은 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중국기업의 자금력과 박삼구 회장 개인의 자금운용능력의 힘겨루기의 승자가 금호타이어의 주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수 의사를 밝혀와도 이런 방식이 개인적으로 모은 자금인지를 따져볼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가격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비입찰에서 한 업체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1조원 가량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채권단 지분의 가격은 5820억원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뜻은 알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자금마련에 나설지가 의문이다”며 “과거 쌍용차 사태를 생각해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