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1조 실탄’ 준비를 마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유력시 되고 있는 가운데 효성그룹이 또 다시 백기사로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각사
10일 재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1조원 실탄 마련을 이달 초 마무리했고, 현재 전략적투자자(SI)를 물색 중이다.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조원에 대한 지원 대상과 조달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효성그룹이 이번에도 SI로서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지원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회장과 조 회장의 친분은 지난 2008년부터 발휘되기 시작됐다. 금호산업이 당시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인수할 당시 효성은 롯데·대상·코오롱 등과 함께 금호그룹컨소시엄에 참여했다.
또 박 회장이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금호기업을 설립하자 효성은 CJ그룹과 함께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해 지원했다. 당시 CJ그룹은 유상증자로 500억원 가량을 투자, 효성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효성은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마다 FI로 적극 투자에 나서 백기사 역할을 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을 위해 아들인 박세창 부사장과 함께 보유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팔아 1500억 원 가량의 인수자금을 마련했을 때도 자금을 댔다.
두 그룹은 박 회장과 조 회장이 친분뿐 아니라 사업상의 이해관계도 많아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효성의 전통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와 탄소섬유는 금호타이어의 자동차 부자재와 연관이 깊다. 또 효성은 금호타이어에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산업용원사 등을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제휴 및 투자 개연성이 높다.
현재 양측은 업계의 이같은 추측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SI가 어딘지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며, 타이어코드를 생산하는 효성이 금호타이어와 사업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추측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도 “지난해 금호산업 건으로 재무적투자자로서 참여했던 적은 있지만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경우 거론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박 회장이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면 2010년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긴 지 7년 만에 되찾아오게 된다. 사실상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금 확보만 차질 없이 진행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이달 중 체결하고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묻는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박 회장은 45일 안에 계약금 및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다각적으로 SI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