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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無 장세속 박스권에 갇힌 증시.. 기관, 코스피 수급주체로 나서나

2014-03-26 10:50 |

우리 시장이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 등 국제 정세가 격변할 때 마다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때 저가 매수가 들어오지만 뚜렷한 상승 동력을 받지 못해 2000선을 뚥고 올라오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혀 있다. 수급, 모멘텀, 주도주가 없는 '3무(無) 장세'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중에 최근 가장 눈에띄는 수급주체는 기관이다. 이달 중순부터 꾸준히 주식을 사모으고 있어 앞으로 기관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관의 절대 매수량이 부족해 아직은 뚜렷한 수급주체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없고 낙폭 과대주를 사모으고 있지만 추격매수할 만큼 지속성이 있다고도 보지 않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기관이 수급 주도...저 PBR주 사모아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오전 10시 18분 현재 582억원을 순매수 하고 있다. 장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5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보아 이날은 매수 강도가 꽤 세보인다.

사실 기관은 지난 3월 13일부터 단 하루를 빼고 9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순매수 금액은 1조2,000억원을 넘는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거래일 팔았고 개인도 6거래일 팔았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시장의 가장 의미 있는 수급 주체는 기관으로 볼 수도 있겠다.

   
▲ 기관은 지난 3월 13일부터 단 하루를 빼고 9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순매수 금액은 1조2,000억원을 넘는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8거래일 팔았고 개인도 6거래일 팔았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시장의 가장 의미 있는 수급 주체는 기관으로 볼 수도 있겠다/뉴시스

기관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사모은 10 종목을 간추려 보면 낙폭 과대주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LG디스플레이로 2027억원을 사들였다. 다음으로 기아차 1468억원을 사모았고 포스코(1349억원), SK텔레콤(1022억원), 엔씨소프트(986억원), 네이버(962억원), LG전자(715억원), 현대차(575억원), 롯데케미칼(503억원), LG(486억원) 순이었다.   

기관의 매수 전략은 대략 저평가 매력이 높은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되면서 자산 대비 주가가 싼 저PBR주 중심으로 사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이제부터는 소형주에서 대형주로 돌아서는 형국이 펼쳐질 것"이라며 "기관은 지금까지 소형주 모멘텀에 편승했지만 이제부터는 저평가 매력이 있는 대형주를 위주로 사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절대 매수량 부족해 수급 주체 아냐...추격매수 하지 말라

사실 최근 기관의 순매수 이유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판매되면서 투신을 중심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고 가치주 펀드에서 PBR(주사순자산비율)이 낮은 종목을 사들이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일각에서는 기관의 윈도드레싱 물량이 들어온다는 견해도 있다.

   
▲ 현재 가장 유력한 수급 주체는 기관이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아직 기관은 뚜렷한 수급주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1,900선이 깨지면 저가 매수 물량이 들어오지만 2,000선이 넘어서면 언제든 돌아서는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뉴시스

어찌됐던 현재 가장 유력한 수급 주체는 기관이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아직 기관은 뚜렷한 수급주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1,900선이 깨지면 저가 매수 물량이 들어오지만 2,000선이 넘어서면 언제든 돌아서는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절대 물량도 많지 않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뚜렷한 이익 모멘텀이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있는 상황이 아니고 중국 경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 전체로 보면 절대 매수량이 적어서 시장을 주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현재 기관이 시장의 수급주체로 보인다고 투자 패턴을 따라지는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언제든 변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이남룡 연구원은 "기관은 LG, 기아차 등 낙폭 과대주를 사모으고 있는데 이는 소재 산업재를 한바퀴 돌고 순환매 장세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라며 "추격매수는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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