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미 군 당국이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부지인 경북 성주 롯데골프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날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 당국은 성주골프장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성주골프장에 들어올 사드 체계가 인체와 주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규명하는 절차다.
지난해 12월 국방부가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 수행 업체를 선정, 해당 업체가 올해 1월부터 평가 작업을 위한 서류 준비를 해온 가운데 지난달 28일 국방부가 롯데와 부지를 교환한 직후 현장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전후와 부지 공사 등 단계별로 나눠 객관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함으로써 결과를 둘러싸고 수개월 전 제기된 사드 레이더 전자파 논란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나오면 사드 레이더 주변 안전거리를 포함한 구체적인 운용 지침도 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방부는 성주골프장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성주군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한미군 측은 최근 여러 차례에 걸친 성주골프장 현장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초적인 부지 설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이 여러 절차를 동시에 압축 진행하면서 사드의 작전운용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고 있어, 이르면 4월 중 작전운용을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5월9일로 확정된 조기 대선에 앞서 '알 박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빠른 속도로 강화됨에 따라 기존 계획의 큰 틀 안에서 사드 작전운용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과는 선을 그었다.
미군은 지난 7일에는 사드 요격미사일을 쏘는 차량형 이동식발사대 2기를 경기도 오산기지로 공수하며 사드체계 전개작업에 들어갔다. 사격통제용 레이더, 요격미사일, 교전통제소, 발전소 등 나머지 주요 장비들도 추후 한국에 속속 전개된다.
한편 사드 레이더가 이날 오전 오산기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사드 레이더는 오늘은 오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한국에 도착해 주한미군 기지로 옮겨져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