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대기업에 대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모금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해체 위기까지 몰아간 이승철 전 상근부회장이 퇴임 후에도 전경련에 20억원에 달하는 퇴직금과 상근고문직, 격려금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16일 이승철 전 부회장이 지난달 24일 직에서 물러난 뒤 상근고문 자리와 격려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해 비판 여론이 일자 "이 전 부회장에 대한 상근고문 예우와 격려금(퇴직가산금) 지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근부회장 출신에게 상근고문의 예우를 해준 전례는 한 차례 있었다. 정병철 전 부회장의 경우 2013년 물러나 당해부터 2년 간 상근고문을 지냈다. 상근고문에게는 전경련 내규에 따라 여의도 전경련 회관 내 사무실과 개인비서, 차량과 운전기사, 차량유지비를 제공하고 재직 중 급여의 80%가 주어진다.
또 상근임원 중 재임 기간 특별한 공로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퇴직금의 50% 한도 내에서 격려금(퇴직가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이 전 부회장의 퇴직금이 약 20억원으로 알려진 만큼, 격려금을 받는다면 액수가 1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전경련은 최순실 파문에 관한 이 전 부회장의 향후 변호사 비용에 대해서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부회장이 미르·K스포츠 재단 기업 출연 관련 재판을 위해 개인적으로 고용한 변호사 비용을 전경련 예산으로 충당했다는 논란에 대해 전경련은 "재판을 받는 다른 직원들도 있었기 때문에 올해 3월까지 변호사 자문을 받기로 했던 비용을 지급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전 부회장이 개인 고용한 변호사 비용을 선지급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전경련 내에서는 이 전 부회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 허창수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을 때도 사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두 재단 출연금 모금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이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요구한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달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승철이 (출연금을) '모으다 보니 호응도가 있다'는 말과 함께 (미르재단 출연금) 증액을 먼저 제안해 대통령에게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전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이 미르재단 출연금에 대해 3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규모를 키우라'고 안종범 전 수석을 통해 지시받았다고 먼저 폭로한 것을 뒤집는 진술이다.
안 전 수석은 또한 이 전 부회장이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공천이 가능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사적으로 나눈 대화이긴 하지만 그런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부회장은 두 재단 설립과 관련 최순실 파문이 본격화하기 전 출입기자 대상 간담회를 수차례 열고 "전경련이 재단 설립을 자발적으로 주도한 것"이라고 거짓 해명을, 국회 '최순실 국조특위'에 출석해서는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거부했다.
그러나 이후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는 재단 모금 주도 사실을 모두 "청와대 압력으로 한 일"이라며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이 자신에게 '두 재단 설립은 전경련이 임의로 한 것이고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허위 진술을 부탁했다고 폭로한 게 대표적이다.
전경련은 이 전 부회장의 퇴직금 산정을 마치긴 했지만 아직 퇴직금을 지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전경련 직원들은 조직을 최대 위기에 빠뜨린 이 전 부회장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기는커녕 퇴임 이후 상근고문 등을 요구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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