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대선-개헌 동시투표, 문재인 독주 막을 '반패권 연대' 성공 변수는?

2017-03-16 14:0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대선·개헌 동시투표’에 합의하고 추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제3지대에 머물면서 개헌파 세력을 집결시키는 모양새여서 더욱 주목된다.

최순실 사태로 드러난 대통령제 폐해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하는 개헌 추진은 그 자체로 ‘반 문재인 연대’로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만큼 대선판을 흔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헌 추진에 합의한 3당 내 일부 대선후보가 반대하고, 재적의원의 3분의2 이상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3당이 합의한 단일 헌법 개정안 초안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대국회와 임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한다는 부칙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개헌안을 발의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 총 300명인 재적의원 과반만 찬성하면 되므로 93석의 자유한국당과 33석의 바른정당, 39석의 국민의당 의석수를 모두 합하면 165석이다. 

하지만 개헌안이 최종 국회를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3분의2 이상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민주당 내 개헌파의 동참이 필요하다. 헌법 129조와 130조에 따라 개헌안이 발의되면 대통령이 내용을 공고하고 국회는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하도록 돼 있다.
 
개헌 추진파들은 민주당 내 일부 반 문재인 개헌파가 합세해 180명 의원만 동의해 개헌안이 발의되더라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본회의 통과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내 반문 개헌파라면 손학규·김종인 측근 의원들로 어림잡아 10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 개헌모임 의원들도 나머지 3당의 개헌안 발의에 얼마나 서명했는지를 보고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반대하는 마당에 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으로서 개헌파에 찬성하기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특히 문 전 대표와 경선 대결을 펼칠 안희정 충남지사도 “졸속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개헌에 합의한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이번 추진에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고 주장해왔다. 

더구나 안 전 대표는 “한국당 소속 일부 의원이 공공연히 헌법 불복을 외치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개헌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개헌은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대선 때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방안에 사실상 반대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대선·개헌 동시투표’에 합의하고 추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제3지대에 머물면서 개헌파 세력을 집결시키는 모양새여서 더욱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따라서 결국 대선 전 개헌이 추진되려면 민주당내 손학규·김종인 측근 의원들이 얼마나 확장력을 갖고 참여하느냐에 달렸다. 이 때문에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16일에도 일제히 문 전 대표 난타전을 벌였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예비후보는 개헌 논의에 대해 의회민주주의와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국회의원 시절인 19대국회 이전부터 끊임없이 개헌을 주장해왔는데, 지금 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핑계를 대는 것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것밖에 안된다”는 지적이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더불어민주당 내 양심적 개헌세력은 더이상 친문패권 눈치보지 말고 결심해달라”고 촉구하며 “문 후보는 야3당의 개헌 합의에 대해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대단히 유감스럽고 실망이다. 개헌은 국민주권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바른정당은 조기 개헌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 추진파들의 공식 입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대선이 끝나면 개헌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막상 집권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데다가 다른 현안에 밀려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 개헌으로 국면전환을 노린다는 비판이 있는 것을 잘 알지만 개헌에 더 큰 명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들은 16일 다음주까지 개헌 발의를 못하면 대선 전 개헌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국난극복과 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조찬회동을 가지려다 일단 유보시킨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의 다음 행보도 주목된다. 3당은 내주 초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하고,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개헌안을 발의할 계획이어서 격론이 예상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