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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결혼회피? 공공보육시설이 만능이 아닌 까닭

2017-03-23 10:4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내 아기는 내가 책임진다
 
칼럼 저자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왜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하지 않으려 하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지 의문을 던졌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저출산은 취업, 결혼, 교육 등 삶에서 부딪히는 문제의 총체적 결과물임에 동의한다. 하지만 해결책으로 ‘모든 신생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공 보육시설 건설’을 제안한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

<칼럼개요>
● 매체 : 매일경제
● 칼럼명 : [매경의 창] 요람에서 보육원까지 국가가 책임지자
● 필자 :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
● 등록일자 : 2017년 03월 16일

결혼과 출산은 기본적으로 개인 선택의 문제이다. 칼럼 저자는 결혼 적령기를 규정하며 특정 나이 대에 결혼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취급한다. 부모님들은 결혼을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며 체면의 문제라고 생각해 자녀 결혼에 여러 방면으로 간섭하며 축의금으로 본전을 보려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결혼은 ‘필수’가 되어 부담으로 바뀌게 된다.

결혼을 못하면 죄인이 된다. 결혼여부 및 방식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이유이다. 한편에서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증가하여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혼자 살려 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개인주의 가치관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서 결혼문제에 대한 갈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집단주의, 가족중심적인 가치관에서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었기 때문에 개인의 의견은 어느 정도 희생되는 것이 당연했다. 결혼이 집단(가문)을 유지하기 위한 한 수단이기도 했다. 그래서 여자는 집안일을 하고 남자는 바깥일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 남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정에  희생했고, 여자는 사회생활에 차단되면서 가정에 희생했다.

하지만 개인주의적 가치관에서는 사람을 성으로 나누지 않는다. 여성 남성 모두 자유로운 개인일 뿐이다. 하나의 객체로서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취업, 결혼, 출산 모두 개인의 선택인 것이다. 그래서 양성평등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일과 집안일의 병행이 가능해졌다.

개인주의 문화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얘기하는 일과 가정 양립의 문제, 직장에서의 눈치, 남녀 가사노동 분담 등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다. 개인주의적 가치관은 결혼 회피의 원인이 아닌 해결책인 것이다. 

결혼과 출산은 기본적으로 개인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혼 적령기를 규정하며 특정 나이 대에 결혼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취급한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칼럼에서 언급된 스웨덴은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있다. 남성과 여성을 나누지 않고 결혼에 대해서도 ‘개인’의 관념이 확실하다. 성인이 되면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개인의 삶을 꾸려나간다. 결혼에 대해서 거창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결혼은 개인 간의 약속이자 계약이다. 저자가 언급한 미혼모, 미혼부, 동거부부도 눈치 보지 않고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이유다. 한국에도 이런 개인주의 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린다면 더 이상 젊은 사람들은 결혼과 출산을 남의 이목을 신경써야 하는 ‘부담’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다. 
 
칼럼에서 공공보육시설 건설은 1석 4조의 효과를 누릴 획기적인 정책이라고 한다.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활성화, 출산 장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제고, 청년 일자리 창출이 그 네 가지다. 하지만 나는 이런 정책들이 돌려막기식의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건설 사업을 하는 그 예산과 임금은 어디서 나올까? 공공보육시설 운영비와 채용된 교사들의 임금은 어디서 나올까? 바로 세금이다. 세금을 걷고 세금으로 돈을 나눠주는 돌려막기인 것이다. 어디에서도 경제활성화는 없고, 이익 창출도 없다. 오히려 지출만 생길 뿐이다. 경제 활성화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시장에 대한 규제를 줄이는 것이 먼저다. 
 
마지막으로 칼럼 저자는 공공 보육시설이면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있다. 국가가 하는 일은 옳을 것이고 옳아야만 한다는 전제는 사회주의와 다름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교육의 실패에서 이미 나타났듯이 공공 서비스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공공 보육시설의 운영은 결국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고 사교육은 계속 될 것이다. 좋은 교육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노하나 자유경제원 연구원

오히려 개인주의 가치관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서 결혼문제에 대한 갈등이 있다. 취업과 결혼, 출산 모두 개인의 선택이다./사진=미디어펜

 
(이 글은 자유경제원 자유북소리 '언론고발'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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