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황창규 KT 회장의 책임이 한층 더 무거워졌다. SK텔레콤과 KT가 수장을 중심으로 조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5세대(5G)를 둘러싼 통신 양강의 경쟁 구도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전날 나란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박정호 신임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안과 황창규 회장의 재선임안을 각각 의결했다.
양사가 박 사장의 신임 대표 체제와 황 회장의 2기를 체제를 본격 구축한 만큼 미래 먹거리 사업 경쟁에도 속도전을 낼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주총에서 박 사장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6만6504주를 부여하는 안건도 승인했다. 박 사장이 받는 스톡옵션의 규모는 24일 종가 26만원 기준으로 173억원에 달한다.
이는 경영진의 성과 목표 및 보상 체계를 기업 가치와 직접 연계,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결정이 향후 기업 가치 극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고 있다.
SK C&C의 전임 대표였던 박 사장은 글로벌 인수합병(M&A)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 있다. 그는 과거 신세기통신 인수(2000년)와 하이닉스 인수(2012년) 등 SK그룹의 굵직굵직한 M&A를 주도한 바 있다.
SKT는 박 사장의 취임 당시 "C&C 대표이사로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사업구조 혁신과 글로벌 사업 실행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박 사장은 취임 이후 '개방과 협력'을 통한 '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확대"에 집중해 왔다. 글로벌 통신 강자 AT&T, 에릭슨 등과 손잡고 '5G 네트워크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 하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 BMW와 미래형 스마트카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개발에도 힘을 쏟아 왔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의 개방적인 태도와 타사와의 협력 방식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주도권을 쥐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창규 시대 2막을 연 KT는 내부 경쟁력 강화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새로운 3년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24일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회장은 "KT 임직원들에게 잠재되어있던 1등 DNA를 일깨웠고, 전 임직원이 소통, 협업, 임파워먼트 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사업성과는 물론 회사 전체의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황 회장은 198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에서 주요 이력을 쌓았다. 이른바 '삼성맨' 출신이다. 2014년 1월 KT의 회장직에 올라 전광석화 같은 리더십으로 위기의 KT를 구해냈다. 실제 황 회장은 취임 1년 만인 2015년 적자 상태였던 KT를 흑자로 전환킨 바 있다.
황 회장은 자신의 혁신과 변화의 DNA를 KT에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회장은 2004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된 다음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제시하며 반도체 신화를 이끌기도 했다.
KT의 수장이 된 이후 황 회장은 안으로는 내부 경쟁력에 강화에 힘쓰고 밖으로는 혁신을 추구했다.
실적이 우수한 직원에 대해서는 통큰 보상을 하는가 하면 역대 KT의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직원들과의 소통에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취임 후 꾸준히 KT직원들과 ‘런치타임’을 함께하고 있다. 때론 임직원들에게 독려의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밖으로는 KT의 강점인 인텔리전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디어', '스마트에너지', '기업·공공가치 향상', '금융거래', '재난·안전' 등 5대 플랫폼 사업을 성장시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는 혁신적 5G 서비스를 전 세계 소개하는 일에 집중한다. 2019년 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황 회장의 내부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한 성과 주의, 현실 안주를 경계하는 태도가 KT의 미래 전망을 밝히는데 혁혁한 공을 세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