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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탈환 안철수, '호남표'냐 '보수표'냐 연대 갈림길

2017-03-30 09:00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차기 대통령선거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양자대결 구도가 펼쳐질 수 있을지가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각당의 대선주자들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문재인 대세론’이라는 아성이 흔들릴지 주목된다.

단연 문재인 대항마로 떠오른 인물은 ‘문재인 대 안철수의 대결’을 호언장담해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이다. 안 후보는 첫 경선지인 광주·전남·제주에서 60.13%로 압승을 거둔 뒤 전북 경선에서 72.63%, 부산·울산·경남에서는 74.49%로 3연승을 거뒀다. 

특히 안 전 대표는 호남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동률을 얻어 미묘한 신경전도 벌였다. 호남과 전북에서 안 후보가 연이어 압승하자 이 지역을 기반으로 둔 현역의원이 많은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당연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런데 이후 호남에서 치러진 민주당의 첫 경선 결과 문재인 후보 역시 60.2%를 기록, 안 후보와 똑같이 압승을 거두자 실제 표심은 누구를 지지할지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안방이라고 볼 수 있는 부산에서도 75%를 득표하면서 흥미를 더해갔다. 

안 후보의 고향도 부산이라서 소속 정당의 기반이나 후보의 고향이 겹치는 양측의 경선 경쟁이 열기를 띠면서 본선 대결구도가 앞당겨진 셈이다. 일단 안철수 후보는 호남과 충청 경선에서 연거푸 문 후보에 패배한 같은 당의 안희정 후보의 표를 흡수하면서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 2위를 탈환했다.

발 빠르게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자대결을 묻는 여론조사가 실시됐고, 그 결과 두 사람은 48% 대 42%로 접전을 벌였다. 이렇게 되자 안 후보와 국민의당은 비로소 중도보수 후보연대 가능성을 열었다. 안철수 후보는 30일 치러질 대구·경북·강원 경선을 겨냥해 연승의 바람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이어가면서도 중도·보수 연대론과 관련해 “국민들이 결정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동안 자강론을 강조하며 “특정인 반대를 위한, 탄핵 반대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연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국민에 의한 연대”를 말하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이다. 

그는 지난 호남권역 순회경선 연설에서도 “정치인을 위한 공학적인 연대는 이미 시효가 지났다. 국민에 의한 연대만이 오직 승리의 길”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이제 정치인이 판을 만들고 국민이 따라갈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길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당의 박지원 대표는 ‘비 문재인’ 연대를 위해 3단계 연정론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명분 있는 연대 과정을 거친 뒤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보혁 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그동안 여야 대선후보들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나설 때 ‘불참’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당시 이런 행보가 지지율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관측도 많았지만 결국 문 후보를 겨냥한 안 후보의 중도 행보는 유효했다.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항마'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부상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 후보는 호남 경선에서 나란히 60%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사진=미디어펜



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지지자를 잃어버린 중도보수 표심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웠다. 민주당 당내에서도 안 후보와 똑같이 중도보수 표심을 겨냥한 안희정 후보가 있지만 문재인 대세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안 지사가 모아놓은 표까지 안철수 후보가 흡수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그리고 이제 안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30%대에 갇힌 문 후보의 지지율을 넘보는 상황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안 후보는 중도보수 후보연대 여부를 선택할 기회까지 얻은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아직까지 다자구도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문 후보와 17%p 차이가 나는 2위이다. 

따라서 안 후보가 완벽하게 보수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 연대를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선후보는 보수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해왔다. 따라서 안 후보가 바른정당과 연대를 모색한다면 보수 지지층의 흡수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지지 기반이 호남인 만큼 이쪽에서 지지율이 빠질 수도 있다. 만약 안 후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바른정당 후보와 연대하는 선에서 그친다면 그에게 더해지는 보수의 표는 미미할 것이다. 바른정당 대선주자로 확정된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2%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지지율을 반등시켜 문 후보와 대등한 경쟁을 벌이려면 바른정당은 물론 자유한국당과 연대해 보수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호남에서의 안 후보 지지율이 빠질 가능성이 있어 결국 명분 있는 연대가 필요해보인다.

국회 원내교섭단체만 4개의 정당으로 이뤄진 19대 대선은 일찌감치 다자구도가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이 창당한 국민의당이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쪼개져 만들어진 바른정당은 여전히 물과 기름 관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앞당겨진 조기 대선에 구 여권의 몰락으로 중보보수 표심이 떠돌고 있는 환경에서 수많은 변수가 생겼고, 소위 ‘선수’들은 이런 호기를 놓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한국당에서는 너도나도 대선후보 도전이라는 경력을 쌓으려는 후보들이 넘쳐났다. 

반면 민주당의 안희정 후보와 국민의당의 안철수 후보는 오갈데 없는 중도보수 표심을 모으는 데 총력을 다해 대세론의 대항마 혹은 차기 유력주자로 발돋움했다. 특히 이번 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긴장할 이유를 만든 국민의당은 이미 제3당으로서의 성공을 넘어서 ‘패권’에 도전하는 세력이 됐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의 존재감이 이미 단순한 제3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균형을 잡는 제2의 정치세력으로 역할할 때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그가 지역기반을 잃지 않으면서도 중도는 물론 보수층의 여망까지 포용해 문재인 대세론에 변수가 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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