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31일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한국 여야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계파 없이 독고다이로 대통령 후보가 됐다"며 "계파 대통령이 아닌 국민 대통령이 돼보겠다"고 선언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즉흥' 후보수락연설을 통해 "이제 친박은 없다"며 "홍준표가 후보가 됐는데 이 당에 무슨 계파가 있느냐"고 반문한 뒤 이같이 밝혔다.
홍 후보는 이같은 계파청산 선언을 비롯해 총 8가지 비전을 밝혔다. ▲빠른 정국혼란 종식 ▲우파 스트롱맨 리더십 ▲'기울어진 운동장' 여론환경 타개 ▲전술핵·제4군 창설 등 안보위기 극복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 확립 ▲돈과 '빽'이 통하지 않는 공정사회 건설 ▲무계파 국민대통령 ▲서민대통령 등으로 요약된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한국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으로까지 귀결된 정국 혼란에 대해 "오늘 파면되고 구속까지 된 날이다. 이중처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한 뒤 "국민들도 이제 박 전 대통령을 용서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몰락을 빗대어 "우리가 튼튼하게 기대고 의지했던 담벼락은 무너졌다"며 "무너진 담벼락을 보고 한탄할 때가 아니다"면서 "새로운, 건강한, 튼튼한, 강력한 담벼락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 당위성에 대해 "야권 주도로 민중혁명이 일어나 무정부 상태가 됐다. 야당이 주장하는대로 정권교체를 할 정부가 없다"고 운을 뗀 뒤 "주변 4강 극우 국수주의자들 틈에서 5월9일 유약한 좌파정부가 탄생한다면 대한민국이 살아날 길이 막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강단과 결기를 갖춘 '스트롱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5월9일 당당한 대통령이 돼 나라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세 번째로는 향후 대선 국면에 대해 "좌파 2명, 얼치기 좌파 1명, 그리고 우파에서 홍준표가 나간다"며 4자 구도를 예상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를 언급하면서는 "응답자 1000명 중 87명만 보수우파라고 답하더라. 나머지는 중도 또는 진보좌파라고 했다. 여론조사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타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파 대표를 자청한 것에 관해서는 "오늘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탄핵이 끝났고, 탄핵의 원인이 된 바른정당 사람들은 이제 돌아와야 한다"며 "문을 열어놓고 돌아오도록 기다리겠다. 보수를 대통합하겠다"고 바른정당에 연대를 공개 제안했다.
홍 후보는 네 번째로 안보위기를 거론, "대통령이 되면 조속히 유럽의 NATO(나토) 국가들처럼 미국과 핵단추를 공유하는 핵무기 재배치 협상을 하겠다"며 "북한의 20만에 이르는 특수11군단 폭풍군단에 대적하기 위한 해병특전사령부를 창설하겠다"고 밝힌 뒤 "튼튼한 안보대통령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에서 한국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다섯 번째로는 '기업 살리기'를 강조, "헌법 112조 1항을 보면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를 규정하는데 2항이 경제민주화 조항이다. 원칙적으로 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추구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가 보충적 조항인데 지금의 정치판은 국회에서 좌파들이 주동해 마치 그걸 주된 화두로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에 마음놓고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어서 청년들이 마음놓고 자기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경제 자유화를 천명했다.
여섯 번째로는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행 식사·선물·부조 가액을 정한 '김영란법'의 3·5·10 조항을 10·10·5로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돈도 빽도 실력'이라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언급을 들어 "돈도 빽도 통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정의로운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일곱 번째로는 '국민대통령'을 천명하면서 "역대 대통령은 계파를 갖고 (대선) 경선을 하고, 계파를 갖고 후배를 들이고 계파로 청와대로 들어가니 자기 계파만 챙기다보니 다 망했다"는 지론을 폈다. 특정 계파가 아닌 "당원 여러분의 대통령이 한번 돼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후보는 마지막으로 무학 아버지, 문맹 어머니를 둔 과거사를 소개한 뒤 "내 인생의 멘토가 내 엄마고, 내 인생의 마지막 꿈이 대통령이 돼서 헌신적인 내 엄마처럼 착한 사람이 잘 살게 해줘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신을 "부모로부터 유산을 받은 게 단 1원도 없고, 그런 무지랭이 출신"이라며 "그 무지랭이 출신이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산업화를 이루고 YS(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통해 민주화를 이룬 이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꿈을 갖고 살았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대한민국의 젊은이들과 서민들이 꿈을 꾸고 마음대로 자기 뜻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돈을 좇는' 대통령도 안 되고, '돈이 있는' 대통령도 안 된다. 꿈이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러분께 약조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제 우리는 숨지 맙시다. 부끄러워하지 맙시다"라며 "이제는 이 나라를 선진강국으로 만들어갈 당이 한국당이다. 이 당이 나라의 중심이고, 나라의 대표다. 모두 함게 부끄러워하지 말자"면서 "자유스럽게 밖에 나가서 5월9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우파 정부를 만들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원들의 협력을 촉구했다.
한편 홍 후보와 경선 국면에서 가장 큰 대립각을 세워왔던 '2위 후보' 김진태 의원은 "잘 하시겠지만, 혹시라도 우리 당을 떠나가버린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여태까지 당을 꿋꿋하게 지킨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당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만 해 주시면 저도 힘을 모아 돕도록 하겠다"면서 "원래 제가 (본선에) 나와도 자신이 있었지만, 나가셔서 꼭 이기고 오시기 바란다"고 성원을 보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