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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한국 증시...외국인이 구원투수 될까?

2014-04-02 10:34 |

여의도 윤중로에는 벚꽃이 만개했지만 한국증시는 아직 봄이 왔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 외국인이 매수세로 들어오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여전히 지난 3년간의 1850~2000 사이의 박스권은 뚫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위안거리가 있다면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외국인이다.  따라서 지금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우리 시장에 들어오는지 여부에 쏠려있다. 전문가들은 추세적으로 외국인의 컴백을 예측하면서도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예측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5개월 연속 팔자 외국인...최근 6거래일 연속 매수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10시 현재 67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강도도 점차 세지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지난 3월 26일 805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6거래일 연속 우리 시장을 사고 있다. 순매수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 외국인은 지난 3월 26일 805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6거래일 연속 우리 시장을 사고 있다. 순매수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뉴시스

이는 극적인 반전이다. 외국인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우리 시장을 팔았다. 5개월 연속 순매도는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0월에는 4조7104억원의 사자 우위였으나 11월에 1883억원 팔자로 돌아선 이래 12월 1조7028억원, 올해 1월 1조6507억원, 2월 7177억원의 순매도를 각각 나타냈다.

연초부터 이머징 시장 통화 불안으로 떠났던 외국인은 2월 하순에는 다시 순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시장으로 돌아올 조짐을 보였으나 3월 둘째 주부터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지난달에 다시 뚜렷해진 외국인의 순매도는 러시아의 군사 개입으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가 본격화한데다 중국에선 경제지표가 둔화하고 기업 부도가 줄을 이은 영향이 컸다.

◇글로벌 유동성 아직까지 떠돌아...한국 시장에 일부 유입 예상

그렇다면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외국인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컴백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풀린 글로벌 유동성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나 중국 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이 매력인 한국시장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과거에도 외국인이 한 번 들어오면 3개월이나 4개월 연속 매수 기조를 유지했다"며 "우리 시장이 1,2년 순매수를 들어올 정도로 고성장 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2~3개월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문가들은 풀린 글로벌 유동성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나 중국 경기 불안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이 매력인 한국시장에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뉴시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귀한을 세가지 이유 정도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글로벌 유동성이 아직까지 풀리고 있다는 점이다. 자넷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돈은 풀리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자금은 어딘가 고수익 신흥시장을 찾고 있다.

그렇다면 이때 글로벌 유동성은 신흥시장중 비교적 안전시장인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이 있다는 얘기다. 리스크가 적으면서 상대적으로 벨류에이션이 싼 한국 시장은 글로벌 자금이 투자할 만 한 국가로 분류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마지막으로 유로존에서도 유동성이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데 시기가 문제이지 금리 인하는 확실해 보인다. 이때 또 다시 유로존에서 자금이 풀리며 이 돈이 한국 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인 외국인 바이코리아(Buy Korea)는  2분기 기업 실적이 터닝포인트

그러나 외국인이 본격적인 바이코리아로 들어올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4월부터 외국인 자금이 컴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그 강도에 대해서는 섣불리 단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 회복과 신흥국 수출이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주택시장 회복이 소비 회복까지 연결됐는데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 전반에 연결고리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전문가들은 4월부터 외국인 자금이 컴백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그 강도에 대해서는 섣불리 단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뉴시스

전문가들은 따라서 외국인의 한국 시장 컴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2분기 실적이 매우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증시가 지난 2011년 이후 계속 기업실적 추정치가 실제 이익을 밑도는 쇼크 수준의 전망을 했다"며 "따라서 외국인은 2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외국인이 돌아온다고 해도 그 강도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증시가 청산가치를 웃도는 것은 확실한데 기업 이익 성장이 제한돼 있어 외국인이 보기에 생각만큼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일 수 있다는 것이다.

류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좋은데 PER(주가수익비율)에 문제가 있다"며 "외국인 자금은 유입이 되지만 기업 이익 성장에 제한이 있어 많이 들어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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