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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일자리 추경은 또다른 복지확대 정책일 뿐

2017-06-15 10:00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장

삶에서 일자리는 중요하다. 일자리 없는 삶은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되고, 개인의 정체성도 심각하게 침해된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정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의 중요성에 대해선 누구보다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듯하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에선 문제가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예산을 늘려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만드는게 일자리 창출인 줄 안다. 외형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정부예산 약 11조원을 투입하면, 1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에 대한 본질을 모르는 소리다. 생산자 측면에서 일자리를 '노동'이라고 표현한다.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의미다.

노동수요는 왜 증가하는가? 생산물이 많이 팔려서 더 많은 생산을 하려면 필연적으로 더 많은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고, 이는 곧 일자리 창출이다. 그래서 노동수요의 증가 혹은 일자리 창출이란 생산물에 대한 수요와 연계되어 있다.

즉 생산물이 잘 팔리면 파생해서 일자리도 많이 창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자리는 생산물의 성공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기업의 생산물이 제대로 팔리지 않으면, 당연히 노동수요는 줄어들고,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일자리 추경예산에 관해 국회에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공공부문의 생산물도 노동의 투입이 있어야 가능하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더 만든다는 것은 공공부문의 생산물을 증가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공공부문 생산수준과 질에 대한 논의없이, 이 생산물의 투입요소인 일자리 창출은 본말이 전도된 셈이다. 현재의 공공서비스 질에 대한 평가없이 공공부문 일자리만 늘리면, 공공서비스 향상에는 그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공공부문의 생산성 증가없는 단순한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는 공공부문의 낭비 만을 높일 뿐이다. 물론 새롭게 고용된 공무원들은 개인적으로 삶의 활력을 얻을 것이다. 개인 측면에선 좋은 일이지만, 국가전체로 보면 비극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일자리 창출정책은 일자리가 아니고, 일자리없는 청년들에게 정부에서 제공하는 복지일 뿐이다.

정부예산으로 투입된 11조 원은 결국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이 정도의 국민부담은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되어야, 경제발전의 순환계가 제대로 작동할수 있다. 그러나 이 비용은 미래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가 아니고, 실업계층의 일부를 정부가 구제해 주는 소비지출일 뿐이다. 즉 미래투자와는 별개의 정부지출이다.

국민 부담 11조 원은 국민들의 직접적인 부담이고, 간접적인 부담까지 고려하면 그 비용은 더욱 커진다. 민간부문에 있던 11조원을 정부에서 빼앗아 가지 않으면, 민간은 이 자금으로 얼마든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런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비용은 추경예산안의 액수보다 월등히 높을 것이다.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자리만을 고려한 정책을 펴려면, 차라리 '일자리 복지'로 포장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냥 주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고, 형식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이를 통해 복지실현을 내세우는게 나을 것이다. 그럴 경우, 추경예산을 통해서 경제발전 효과를 기대해선 안된다.

정부에서 얘기하는 '소득주도 성장론'과도 거리를 가지는 지출이다. 복지지출을 조금 늘렸다고 해서, 국민들의 소비가 촉진되지 않으며, 경제성장에 주는 효과도 미비할 수 밖에 없다.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장

[현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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