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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3세 조원태·조현민 남매, 각자 책임경영 체제로

2017-06-16 11:16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최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그룹 5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최근 내려놓는다고 밝히면서 한진가 3세의 역할 분리와 각자 책임경영이 강화될 전망이다.

올 초부터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조원태·조현민 남매의 역할 구분도 이전보다 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오빠인 조원태 사장은 그룹을 여전히 총괄하면서 주력 사업인 대한항공의 경영을 강화하고, 조현민 부사장은 호텔-관광 부문을 책임지며 본격 분리경영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사진 왼쪽)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사진=한진그룹 제공



16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사장은 대한항공을 제외한 한진그룹 내 다른 모든 계열사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핵심 영역에 집중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기업경영을 보다 투명하게 하기 위해 대한항공 대표직만 수행하기로 결정됐다고 한진측은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자회사에 대한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등 5개 계열사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정석기업, 한진, 왕산레저 등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 자리도 내놓는다. 그 대신 조 사장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우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재계는 조 사장이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에서 물러나는 대신 등기이사 직함은 지킨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조 사장이 최소한의 그룹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경영권을 잡는 ‘실리’를 챙겼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등기이사는 최대주주로 이사회에 참여해 회사의 주요 경영사안을 결정하는 권한도 있어 권한 부여와 동시에 책임감도 가져야 하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올 초 조양호 회장이 조 사장을 대한항공 총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사실상 후계 승계구도를 확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전무의 존재감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2년 전 조현아 부사장의 부재로 그룹의 핵심 사업이 될 호텔·관광 분야를 조 전무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무는 최근 한진칼의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 대표로 선임됐다. 조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에서 물러난 지 2년여 만이다. 칼호텔네트워크는 2013년 대한항공 호텔사업 부문을 양도 받아 그랜드 하얏트 인천과 제주 KAL 호텔, 서귀포 KAL 호텔 등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또 대한항공 전무와 진에어 부사장직을 유지하면서 한진관광, 정석기업 대표이사를 동시에 역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조 전무가 관광계열에서 경영권 승계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한진 등 주력 계열사와 더불어 꾸준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호텔·관광·레저를 향후 핵심사업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최근 조양호 회장의 숙원 사업인 미국 LA 윌셔그랜드 호텔도 완공돼 본격 오픈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과 호텔 사업이 나란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 사장의 다수 계열사 사임을 계기로 그 동안 일감 몰아주기 대상으로 지적받아온 그룹 계열사 지분도 정리할 계획이다. 

우선 IT부문 계열사 유니컨버스 지분을 보유한 조 회장과 장녀인 조 전 부사장, 장남 조 사장, 차녀 조 전무의 개인 지분을 대한항공에 무상 증여한다. 유니컨버스의 지분은 조 회장이 5.5%, 조현아 27.8%, 조원태 38.9%, 조현민 27.8%로 총수 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의 각 계열사 대표이사직 사임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 한진그룹은 향후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별로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출한다는 설명이다. 각 계열사를 담당하게 될 새 대표는 기존 임원 등 실무 능력이 검증된 전문경영인(CEO) 발탁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따라 그동안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일각에서 제기된 오해들을 불식시키는 한편 준법경영 강화를 토대로 보다 투명한 경영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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