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이제 증세의 방향과 범위를 확정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체로 어제 토론으로 방향은 잡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기재부에서 충분히 반영해서 방안들을 마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해 전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과 초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인상 추진 의사를 밝혔다.
추 대표는 재정전략회의 첫날 “소득 200억원 초과부터 2000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 22%를 유지하되, 2000억원을 초과하는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표를 신설해 25%로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문 대표도 "증세는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다. 일반 중산층과 서민들, 중소기업들에게는 증세가 전혀 없다"며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이므로 중산층, 서민, 중소기업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을 반박하고, "공론조사를 통해 가부 결정이 나오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했다.
"어제 오늘 논의한 의제는 아닌데"라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탈원전, 신고리 5ᆞ6호기 중단, 공론조사 등을 군사작전처럼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있다"며 신에너지정책을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새 정부의 100대 국정운영 과제를 재정 측면에서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2017년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미 가동에 들어간 신고리 3호기 설계 수명이 60년이다. 지금 건설중인 신고리 4호기, 신한울 1ᆞ2호기 모두 수명이 60년이다. 이것만으로도 원전은 2079년, 62년 후까지 가동된다. 신고리 5ᆞ6호기를 건설하면 몇 년 더 늘어난다"며 "앞으로 60여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2030년까지 몇개 더 폐쇄할 수도 있다. 탈원전 공약이 아니더라도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도록 정책 방향이 잡혀있다"며 "우리 정부에서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에 이어 전력 수급계획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월성 1호기도 중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석탄에너지를 줄이고 LNG 발전을 더 늘려야 하지만, 전기 요금이 크게 높아질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신고리 5ᆞ6호기는 지난해 6월 공사가 승인됐고 건설이 강행되어 이미 공정율이 28%에 달한다. 한수원에 따르면 1조6000억원이 투입됐고 보상비용 몇 천억원까지 매몰비용이 2조 몇천억원에 달한다. 또 지역 일자리 타격 등 반대 의견도 있어 우리 공약이었지만 밀어붙이지 않고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기로 합리적 선택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론조사를 통해 가부 결정이 나오면 받아들여져야 하고, 앞으로도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추 대표의 마무리 발언 다음에 나온 것으로 당초 박수현 대변인의 중간 브리핑때 "청와대의 증세 관련 입장은 내주 당·정·청 사이에 여러 가지 협의 과정을 거친 뒤 나올 것"이라는 발표를 뒤집은 셈이 됐다.
추 대표는 "이틀 동안 문재인 새 정부가 유능한 정부, 준비된 정부라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갉힌 뒤 "어제 과표 2000억원 이상 초과 대기업에 대해 세금 더 내도록 고통분담을 호소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이것은 증세가 아니라 조세정의 실현하는 정상화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과표 500억 기준을 말씀하셨지만, 당은 2000억원으로 대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