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이 23일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견제하고 대안을 찾는 정책 연대 모임 '열린 토론 미래'를 발족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정기국회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보수야당이 정책 연대에서 나아가 정당간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이같은 정책 공조가 가시적인 연대·통합으로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협치의 정치가 아니라 독단의 정치로 나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독선적 국정 운영을 견제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초당적 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란 이름의 모임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이미지 정치'로 일관하며 국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정책을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쏟아내 국가와 국민에게 커다란 짐으로 되돌아 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주요 정책들이 폭주 기관차처럼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최저임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공공일자리 확충, 노령연금 확대 지급, 아동수당 신설 등 정부가 국회 논의 없이 밀어붙인 정책을 두고 토론을 거쳐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우선 오는 30일 탈원전 정책의 문제를 짚어보는 '원전의 진실, 거꾸로 가는 한국'을 주제로 첫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엔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황주호 한국원자력학회장,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향후 최저임금 상향,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노령연금 확대, 아동 수당 신설, 국민연금 확충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책 모임 출범 취지에 대해선 "이념적 편향, 정파적 이해를 떠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의원들의 연구토론 모임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모임 결성에 관여한 한 인사는 "현재 의석 구도는 여소야대지만 야권이 쪼개져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정책 폭주에 속수무책인 상황을 극복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모임에는 국민의당 의원들도 일부 참석에 관한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23일 열린 토론 미래'를 발족했다./사진=미디어펜
야권은 그동안 탈원전 정책 등 정부의 일부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으로 규정, 정부여당과 공방을 펼쳐왔다.
앞서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도 23일 '문재인 포퓰리즘'이란 제목의 책을 발간하고 "야권은 작은 차이를 버리고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 저지라는 큰 목표 아래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같은 연구 모임 출범 시기가 한국당 내 인적청산과 '보수대통합' 논의과 공론화 된 시점이란 점에서 바른정당과 한국당 간 통합을 염두에 둔 초당적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를 최근 공론화 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 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정치적 책임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는 앞으로 당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당 혁신위는 지난 23일 당사에서 혁신안을 발표하고 박 전 대통령 관련 '인적 혁신 등을 논의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금껏 당의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생각했는데 홍 대표께서 생각했던 것보다 먼저 (발언을) 시작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래서 앞으로 본격적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 통합 가능성 여부와 관련 양당 지도부의 이견 차가 좁혀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홍 대표는 바른정당 일부 의원의 복당을 통한 보수 통합에 염두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강원민방(G1) 시사매거진 '인사이드'(INSIDE)에 출연해 '보수 질겹을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환영하느냐'는 질문에 "예스(YES)"라며 "(우리가) 국정 파탄에 책임있는 사람들을 정리하면 바른정당이 돌아 올 명분이 자동적으로 생기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 바 있다.
이혜훈·유승민 등 바른정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 등을 거론하며 통합론에 선을 그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출당론 및 보수통합 움직임과 관련해 "제스처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확정되지 않았고 가능성을 가늠하기도 어렵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당 홍 대표가) 제스처만 하고 있다. 통합이나 연대 논의의 충분조건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이 정책과 관련해 공감대가 있는 만큼 정책 통합 공조는 견실히 이뤄질 전망이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