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웃기는' 드라마였던 만큼 화끈하게 웃기며 끝내고 싶었나 보다. 역대급 코믹한 반전 엔딩이었다. 하지만 좀 뜬금없고 어설펐다.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극본 김선희, 연출 고동선 최정규)가 24일 23, 24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극 초반 이슬람 문화 비하 문제로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죽어야 사는 남자'는 모처럼 코믹 연기에 도전한 최민수의 열연과 신성록 강예원 이소영 등 배우들의 좋은 호흡,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처음부터 시청률이 좋았고 내내 수목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24일 방송에서는 35년 만에 만난 부녀 백작(최민수)과 이지영A(강예원), 그리고 강호림(신성록)이 가족으로 융화돼 가는 모습을 그렸다.
'죽어야 사는 남자'가 반전의 엔딩과 함께 종영했다. /사진=MBC '죽어야 사는 남자' 캡처
백작이 전 재산을 사회 환원하겠다는 결정을 아무런 상의 없이 한 것과 병을 숨긴 것에 이지영A는 화를 낸다. 걱정과 달리 백작의 병은 치매가 아니었으며 일시적 충격으로 뇌 손상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백작은 딸에게 할리우드에서 작가의 꿈을 펼쳐볼 것을 제안했고 1년 후 지영A는 한국의 조앤 롤링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공한 작가가 돼 있었다. 지영A는 인터뷰에서 남편 강호림에 대해 "평생 철 안 드는 남의 편인 줄 알았는데 멋진 제 편이었어요"라고 깊어진 애정을 드러냈다.
백작의 엉뚱함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키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지영A를 위한 가족들의 파티에서 백작의 숨겨진 자식이 등장하며 한 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엔딩이 반전이었다. 백작은 되찾은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을 보두안티아로 데려갔다. 그런데 느닷없이 비행기 사고가 나면서 어딘지 모를 섬으로 조난 당해 모두들 당황(황당?)해 하는 것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평범한 해피 엔딩 대신 나름 반전을 꾀한 것은 신선했다. 불행이든 행복이든 한순간에 예기치 못한 일로 반전이 일어날 수 있고, 인생에는 굴곡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면 나름 의도는 좋았다.
하지만 비행기 사고 장면의 어설픈 CG는 거슬렸다. 조난 당한 섬은 이국적인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서해안 어디쯤에 있을 법한 풍경이었다. 비행기 추락 사고를 겪은 사람들이 머드팩을 하다 나온 정도의 허술한 분장을 한 것도 어색했다.
여운이 남는 웃음 대신 실소가 나오게 만든 엔딩. 이것도 '죽어야 사는 남자'가 시청자들에게 선사한 마지막 '반전의 재미'였을까.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