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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국공안, 북중 세관다리서 북한산 조개 백톤 불질러

2017-08-31 10:30 | 정광성 기자 | jgws89@naver.com
[미디어펜=정광성 기자]중국 공안 당국이 최근 100톤에 달하는 북한산 조개를 북중 세관다리에서 모조리 불태우는 등 수산물 수입중단 조치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로 강화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1호 이행에 중국 당국도 적극적인 모양새다.

31일 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전격 시행된 북한산 수산물 수입 중단 조치로 인해 중국 경내로 유입됐던 북한 수산물들이 다시 북으로 돌려보내지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최근 중국 당국이 북한으로 돌려보내려던 북한산 조개 100톤을 소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북한에서 반환을 거부하면서 오도가도 못한 조개가 고스란히 썩어들어가자 중국 공안당국이  조개 더미에 불을 질러 태워 버린 것이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지난 15일 유엔 안보리 이행을 위해 북한의 주요 수출품목인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은 물론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특히 북중 국경도시 지린(吉林)성의 수산물 무역상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중국에 수산물 수출로 1억9000만 달러(2168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중국 소식통은 "이번 제재 조치로 인해 라진 선봉에서 들어오던 조개 트럭들이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트럭에 실고 있던 조개들이 다 썩어 천문학적인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금지 품목인지 모르고 북한에서 조개를 싣고 우리 측(중국) 입국 심사 과정에서 수산물 반입을 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조개의 신선도를 위해 일단은 북한으로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북한에서도 다시 받아 주지 않아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1월 15일 각각 베이징과 서울에서 동시에 외교·국방 분야의 실무접촉을 갖고 협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중국은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참여하기로 밝혔지만 중국은 구체적인 대북제재 수위에 대해서는 한국과 논의하지 않았다. 사진은 북중교역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를 통해 교역품을 실은 화물트럭과 승합차가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어 "이로 인해 중국과 북한 세관 사이에서 조개를 실은 트럭이 장시간 멈춰서있게 되자 큰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뜨거운 날씨에 장시간 지체되다 보니 조개들은 다 죽고 변질되어 100톤 가량의 조개를 다 버려야만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피해를 조금이라도 막아 보려고 중국 공안으로 일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부탁도 해봤지만 중앙정부 지시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세관 근처에서 조개 썩은 악취가 진동하자 중국 당국은 무작정 12개 트럭에 달하는 조개에 기름을 붓고 불질러 태워버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공안에서 썩은 조개도 반입시킬 수 없다고 했다"며 "관련 무역상들이 이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해 봤지만 일체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의 북측 생산품의 수입 금지 단속 등 대북제재가 갈수록 엄해지자 북중간 밀수무역 움직임도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농작물을 실은 것으로 위장한 트럭에서 조개나 오징어 등 수산물이 발각되고 있는 것이다. 북중간 무역에서 기존 안보리 제재 대상 물품에 대해서는 무역업자가 공안에 뇌물을 주고 밀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는 '밀수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바로 총살형까지 가하겠다'는 공문을 자치정부에 내려보내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소식통은 "공안에 있는 지인 여러명에게서 당분간 밀수를 하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중앙정부에서 내려온 문서라서 직접 확인은 못했지만 공안들이 그런 얘기를 할 정도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금의 대북제재가 중국이 국제사회에게 보여주기식 제재가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예전에는 그랬다. 제재를 한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북중 무역을 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다른 것 같다.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재가) 장기간 이뤄질 것 같다"고 답했다.

북중 무역의 70%를 차지하고 있던 석탄과 철광석은 물론 수산물까지 수출이 중단되자 북한의 피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대북제재로 인해 수출이 끊기게 되면 올 겨울 북한 주민들은 또다시 식량난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며 "우리도 우리지만 식량난으로 인해 대량 탈북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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