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정부 결산안이 2011년 이후 6년 연속 법정시한을 지키기 못하고 처리가 무산되는 일이 또다시 반복됐다.
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2016 회계연도 결산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가 여야 간 첨예한 대치 속에 막판 파행을 겪으면서 결산안 자체가 상정되지 못했다.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회 직후 "정부 결산안 안건은 예결위에서 계속 진행돼 상정을 잠시 보류한다"고 선언한 뒤 다른 안건부터 처리했으나 끝까지 예결위 대치 상황이 풀리지 않자 오후10시 9분에 정회를 선포했다.
특히 여야 예결위원들은 공무원연금 추계자료 제출과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중단, 부동산 대책 결정 과정,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등에 대한 감사원 청구를 놓고 충돌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5년간 공무원 17만 4000 명을 늘리는 데 필요한 공무원연금의 재정 추계자료를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해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민주당과 정부는 신뢰도가 높은 추계자료를 단시간 내에 내놓기 쉽지 않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에 민주당은 야당이 요구한 신고리 5·6호기 원전의 건설 중단 등에 대한 감사청구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 갈등이 풀리지 않으면서 이날 예결위 결산심사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는 줄줄이 열리지 못했다.
결산안이 이날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결산안에 대한 심의·의결을 정기국회 시작(9월 1일) 전에 끝내야 한다'는 국회법도 지킬 수 없게 됐다.
윤후덕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논평을 통해 "결산과 무관한 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발목잡기성' 시정요구와 부대의견, 감사요구에 끝내 합의가 불발됐다"고 말했다.
여당의 공세에 대해 김도읍 한국당 예결위 간사는 본회의 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공무원 증원에 따른 연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또 적자분을 어떤 돈으로 어떻게 메울 것인지 중장기 계획을 내놓으라고 했는데, 정부·여당은 자료를 내놓지 못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기간 표류 중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8월 결산 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헌재 소장 공백 사태는 더 길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 결산안이 2011년 이후 6년 연속 법정시한을 지키기 못하고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정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