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DMZ 방문이 날씨 탓으로 무산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탄 헬기는 DMZ를 향하던 중 날씨 문제로 회항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DMZ 방문이 취소됐다.
이날 오전 일찍 앞서 떠났던 문 대통령의 헬기도 도중에 날씨 문제로 안전한 중간 지역에 착륙해서 차량으로 이동해 도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탄 헬기가 회항하는 바람에 문 대통령도 돌아왔다.
양 정상의 이날 DMZ 방문은 전날 청와대에서 가졌던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정상간 단독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이번에 DMZ를 방문해보시는 게 어떻겠냐”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안 그래도 그런 제안이 있어서 고민 중이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에 가보시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을 결심하자 문 대통령이 “그럼 제가 DMZ 방문을 동행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짙은 안개로 헬기 착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비무장지대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짙은 안개를 뚫고 비무장지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과 10분 단위로 비무장지대 방문 의지를 전달하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던 트럼프 대통령은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평화수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비록 일기 상황 때문에 회항했지만, 오늘 양 정상이 보여준 비무장지대 동반 방문 의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튼튼한 국방, 믿음직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군과 주한미군의 노고를 격려하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한미 현직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사례가 없었던 만큼 첫 사례로 기록될 기회도 무산된 셈이다.
미국 대통령이 단독으로 DMZ를 찾은 것은 1983년 11월14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1993년 7월11일 빌 클린턴 대통령과 202년 2월20일 조지 W. 부시 대통령, 2012년 3월2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총 4차례가 있었다.
이 밖에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나 1970년대 제럴드 포드 대통령, 1979년 지미 카터 대통령은 모두 군사분계선(MDL) 후방 부대를 찾았었다.
또한 한국에서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은 더 이상 없을 전망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마친 뒤 국립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다음 순방지인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동남아 순방의 첫 국가인 인도네시아로 출발한다. 이어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세번째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