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천주교는 27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낙태죄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왜곡 인용했다며 엄중히 항의하고 나섰다.
천주교는 이날 생명윤리위원회 위원회 명의로 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과 관련한 공개 질의'라는 제목의 문건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청와대의 발표처럼,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면서 "사실이라면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공개질의서는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지난 26일 오후에 있었던 청와대 답변에 대한 것으로 "조국 수석은 청와대의 입장을 밝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언급하면서 마치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기본 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국민에게 마치 천주교가 작금의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끔 하며, 매우 교묘한 방법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교회의는 "가톨릭교회는 낙태 역시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유아 살해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아의 생명이 침해당할 수 없다는 입장임을 다시 한번 명확히 밝힌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청와대의 발표처럼,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앞서 26일 약 23만명이 동의한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내년에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진행해 현황과 사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결과를 토대로 관련 논의를 진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당시 조 수석은 "프란체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번 청원을 계기로 우리 사회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민청원 중 30일간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 대해 30일 이내 청와대 수석이나 각 부처 장관 등 책임 있는 관계자가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 브리핑실에서 민정·홍보·인사 등 일부 수석비서관 인선발표에서 조국 민정수석(왼쪽)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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