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나면서 "돌이켜보면 당선된 이후 한국당은 사상 유례없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며 "지난 1년은 그야말로 보수를 지키고 수호하기 위한 투쟁의 1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언급하며 "20여 년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무거운 짐을 져왔던 1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늬만 야당인 세력이 여당과의 야합적 화합을 통해 한국당을 번번이 시험에 들게 하고 좌절시키기도 했지만, 원내대표로서 혼신의 힘을 다해 강하고 합리적인 제1야당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포퓰리즘을 안타깝고 두려운 심정으로 최일선에서 저항해왔다"며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포퓰리즘 폭주에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할 정당은 오직 한국당뿐임을 확신한다"고 단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재임 중 아쉬웠던 대목에 대해선 "지난 2월 하순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결국 거절당했다"며 "그때 대통령을 뵙고 여러 가지 상황을 말씀드리고 제 생각을 좀 관철했다면 (탄핵보다는) 더 좋은 상황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고 회고했다.
자신의 마지막 협상이었던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해서도 "제가 어떤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든지 (말이 나오지만) 저로서는 최선의 협상을 했는데 의원들이 그것을 흡족하게 생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후임자를 위한 조언으로는 국민당과의 관계 설정 문제를 1순위로 꼽았다.
그는 "(후임 원내대표는) 원내 전략을 원활하게 짤 분이 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제2야당인 국민의당과의 관계 정립이 상당히 힘들었다. 따라서 제2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원활한 관계와 전략을 잘 짜야겠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한선교·홍문종·김성태(기호순) 의원이 맞붙는 원내대표 경선 구도에 대해선 '친홍'(친홍준표)과 '비홍'(비홍준표) 대결 구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립지대도 넓은 의미에서 비홍으로 본다"며 "언론은 친홍, 중립, 친박 후보 등 3파전이라고 하지만, 만약 결선투표로 가면 친홍-비홍의 싸움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많은 의원이 공통으로 언급한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자신과 홍준표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홍 대표의 스타일이 좀 앞서가고, 집단적 지혜보다는 혼자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균형을 맞추려고 제가 노력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가 하는 대로 할 사람을 (새 원내대표로) 선택할 것인지, 홍 대표와 좀 각을 세울 사람을 선택할지가 친홍과 비홍의 대결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와 원내대표가 각을 세울 때는 세우고 아닐 때는 서로 화합과 단합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 좋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1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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