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을 넘어 4강에까지 오르며 테니스를 넘어 한국스포츠의 새로운 슈퍼스타로 떠오른 정현(22), 그의 질주는 계속된다. 준결승 상대가 누구든 정현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있을 뿐이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시종일관 정현이 주도권을 쥐고 샌드그렌을 몰아붙인 끝에 2시간 28분만에 거둔 완승이었다.
정현은 이제 준결승에 우뚝 섰다. 결승행을 다툴 다음 상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열리는 또다른 8강전 로저 페더러(스위스)-토마스 베르디흐(체코)전 승자. 세계랭킹 2위 페더러나 20위 베르디흐 모두 정현에게는 버거운 상대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이름값 면에서는 페더러가 이겨 정현의 준결승 상대가 될 것이 유력하다.
이왕이면 정현이 페더러와 준결승에서 만나는 그림이 그려졌으면 좋겠다. 페더러가 누군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3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장 연속 랭킹 1위 기록을 세웠던 페더러다. 총 302주간 세계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던 '테니스의 황제'다.
정현은 이번 호주오픈이 낳은 '떠오르는 별'이다. 32강전에서 랭킹 4위 즈베레프를 꺾었고, 16강전에서는 조코비치를 눌렀다.
아직도 테니스의 황제로 불리지만 점점 기우는 별 페더러, 동양인의 한계를 넘어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내며 점점 밝아지는 별 정현. 둘의 맞대결은 이번 2018 호주오픈 최고의 빅매치가 될 것이다.
정현은 4강행 성공 직후 코트 인터뷰에서 준결승 상대가 결정될 페더러-베르디흐 경기 승자로 누구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50대 50"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황제' 페더러를 향한 도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정현은 누구를 만나더라도 멋지게 싸워보겠다며 자신감이 넘친다.
정현은 이미 세계 남자테니스계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페더러와 만난 정현이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당당히 맞서는 모습이 보고 싶다. 한국 테니스에는 또 하나 역사적 장면이 기다리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