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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원장의 고전특강(12)-정의는 강자의 이익인가? No, 정치가는 무사(無私)의 마음 가져라

2014-05-17 15:45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박경귀의 행복한 고전읽기 (12) - 이상국가를 위한 플라톤의 교육철학 R. L. 네틀쉽(1846-1892)의 <플라톤의 국가론 강의>

지혜를 추구하는 마음을 일깨우는 교육,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 아니다. 정치가는 무사(無私)의 마음 가져야

현대는 지식이 넘치는 사회이지만, 역설적으로 가치관의 혼돈을 겪고 있는 지혜의 가뭄시대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가 복잡화 전문화될수록 시공을 초월한 보편타당한 지혜가 더욱 절실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전에는 역사에 명멸했던 위대한 지성들의 삶의 애환과 번민, 오류와 진보, 철학적 사유가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고전은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더 넓고 깊게 만들어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지혜의 가뭄을 해소하여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사단법인 행복한 고전읽기미디어펜은 고전 읽는 문화시민이 넘치는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드는 밀알이 될 <행복한 고전읽기>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박경귀 사단법인 행복한 고전읽기 이사장
고전의 가치는 수천년 동안 사랑을 받아온 생명력에도 있지만, 학식과 경륜, 인생의 경험과 지향에 따라 사람마다 다양한 깨달음과 지혜를 얻게 해준다는 데 있다. 동일한 고전이 읽는 사람에 따라 풍부하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고전이 품고 있는 통찰의 폭이 넓고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까닭에 오랫동안 수많은 명현이 궁구(窮究)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주석에 매달리며 퍼내어도 고전의 샘은 결코 마르지 않는다. 오히려 고전에 대한 뛰어난 해석서가 또 다른 고전이 되어 당대의 고전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고전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예를 들어 공자의 최초의 논어(論語)보다 후대의 유학자인 12세기 송나라의 주희가 펴낸 논어집주(論語集註), 18세기 조선의 정약용이 쓴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17세기 일본의 오규 소라이가 쓴 주석서 논어징(論語徵)이 또 다른 고전이 되어 후대인들에게 논어(論語)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태준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에 양산된 서양고전의 원전에 대한 후대 학자들의 해석서 가운데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동안 서양철학 원전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 학계의 얕은 풍토도 한 원인인 듯싶다.

플라톤의 국가론 강의는 리차드 레위스 네틀쉽(Richard Lewis Nettleship)1885년 및 1887~88년에 제자들을 상대로 플라톤의 국가를 강의한 해석서이다. 특히 플라톤의 국가의 내용 중 교육 철학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교육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또 다른 고전이다.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 아니다

네틀쉽은 정의가 도덕과 정치의 근간이 되는 삶의 원리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플라톤의 교육철학을 통해 교육이 어떤 활동인지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의 참뜻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리차드 레위스 네틀쉽(Richard Lewis Nettleship, 1846-1892)

저자는 플라톤의 국가를 관통하는 핵심 논지를 정의로운 사람을 기르는 교육을 살펴봄으로써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으로 파악한다. 저자는 플라톤이 국가를 통해 인간의 삶을 개혁하고 이상적 국가체계를 수립하려는 의도를 갖고 집필한 것으로 이해한다. 이 과정에서 삶에 대한 성찰과 이상사회를 만들기 위한 최상의 인간적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플라톤이 상당한 분량으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탐색하고, 탐욕과 어리석음, 인간본성의 타락이 모든 죄악의 원형이 됨을 기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는 인간적 선과 공동체의 정의의 구현에 필수적인 요건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플라톤은 트라시마코스(Thrasymachos)를 통해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라며 현실의 부조리를 반영한 명제를 제기하도록 하고, 반면 소크라테스를 등장시켜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의 관념을 하나하나 추적해 나가게 한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정의로운 행위의 선이 어디에 있는지를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철학적 마음을 획득하도록 안내한다. 이를 통해 정의 그 자체로서의 선을 불완전하게나마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소크라테스의 대화술을 산파술(産婆術)’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철학적 마음에서 인간의 선과 정의가 나온다

'철학적 마음은 궁극적인 지혜를 추구하는 마음이다. 이는 현실에서 겪으면서 얻어지는 경험적 마음과는 차원이 다르다.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란 인식은 현실 속에서 보는 부정의(不正義)한 현상들을 그대로 받아들인 불완전한 측면이 많으므로 철학적 마음으로 인식하는 정의의 관념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저자는 플라톤이 경험과 인식의 부조화와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가 오로지 교육을 통하여 철학적 마음을 획득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음을 밝혀준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면 플라톤이 10권으로 구성된 국가의 많은 부분에서 통치자가 될 사람이 받아야 할 교육과정을 치밀하게 제시(2~3)한 이유를 알게 된다. 나아가 참된 선을 찾기 위한 인간 지식의 발달 단계(6)를 제시하고, 과학 교육과 철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7)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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