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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없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지자체는 '뒷짐'

2018-04-10 13:22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정부와 지자체가 이번주 내로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중재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서울 10개구와 인천 4개구, 대전·울산 등 각 지역에 따라 쓰레기가 쌓여 사태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전국 17개 광역 시도 환경국장 간담회를 열고 수도권에서 시작된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질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수거 정상화를 당부했고 담당 공무원들이 수도권 각 구청에 파견되어 현장 대응에 나섰지만, 이번주 들어와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는 25개 자치구 중 강동·강북·관악·노원·동대문·마포·서대문·성북·양천·중랑구 등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인천 8개 구 중 남·중·서·연수구에서는 폐비닐이 쌓이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충남 서산에서는 모든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수거가 멈춘 가운데 울산에서는 플라스틱 페트병 수거가 중단됐다. 대전에서는 '아파트에서 이뤄지는 재활용 분리수거가 엉망'이라는 이유로 16일 폐비닐을 시작으로 20일부터 플라스틱 페트병·스티로폼·유리병을 수거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국자원재활용협회는 9일 "수익을 맞춰주면 할 수 있다"며 "경제성이 안 맞아 수거를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고, 전국 1만3000여곳 재활용 업체들이 참여하는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은 "수도권 지자체들이 자신의 책임을 영세업체들에 전가하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지자체가 당분간 직접 수거하든지 혹은 아파트-수거업체 간 협의를 중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부 재활용 단체들은 수익성 보장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쓰레기 수거에 미온적인 가운데, 자원순환단체총연맹은 환경부의 설득으로 "전국 회원사들이 재활용품 수거 정상화를 위해 적극 조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수익성 보장·단가 논란과 관련해 환경부는 지자체와 업체 간 논의할 사항이라며 선을 그은 가운데 일부 지자체는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5일 수도권 지자체에 수거거부 공동주택(아파트단지)에 대한 조치계획을 요청했지만 9일까지 어느 곳도 대책을 밝히지 않았고, 앞서 지난달 26일 분리수거 실적·실태 조사를 요청했지만 부산시만 제출했다.

수도권 일부 지자체는 수거거부 아파트 단지에 종량제봉투 배출 안내만 하며 뒷짐을 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6일 전국 17개 광역 시도 환경국장 간담회를 열고 수도권에서 시작된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질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당부했다./사진=미디어펜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은 관할 구역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재활용 단체 일각에서는 충북 청주시가 대행업체들과 직접 수탁·위탁 계약을 맺고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도록 한 사례를 들며 다른 지자체들도 이를 참조해 지속가능한 분리수거 대책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자체 재활용품 처리 관리 강화·생산자책임 재활용(EPR) 분담금 증액·종량제봉투 가격 인상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논의하고 있다.

지자체는 연간 폐기물 처리에 있어서 종량제봉투 판매액·대형폐기물 처리수수료·재활용품 판매액·기타 수입 등 청소 관련 수입으로 30%를 충당하고 있고, 나머지 70%는 다른 예산에서 끌어쓰고 있다.

일선 지자체가 당장 재활용 쓰레기 처리를 담당할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지자체가 이번 주에 내놓을 중재안이 주목된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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