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기득권 계층의 수난
▲ 박대식 국제경영원 전문위원 |
그런데 Cliven Bundy와 전국에서 몰려 온 수백에 달하는 지지자들이 Bundy의 목장으로 몰려가 미국 연방토지관리국 직원을 무력(엽총)으로 위협하여 목장에서 쫓아내고 몰수되었던 가축을 찾아 온 사건이다.미국 연방정부의 공권력에 민간이 집단으로 대항한 것이다.
미국의 조사전문기관인 PEW Research Center가 2013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정부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50%를 넘는 국가가 31%에 불과하고 대다수 국가(69%)의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만족(happy)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참고로 미국 국민의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31%, 한국은 23%에 불과하다)
지난 4월말 실시된 유럽의회선거에서는 대부분 국가에서 집권당은 물론 전통 야당마저도 제3당에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군소정당에 불과한 극우성향의 독립당과 국민전선이 최다의석을 배출하는 이변을 나타냈다. 이를 두고 선거후 한달 여가 지난 지금도 EU의 장래, 장기 경기침체와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 높은 청년실업율과 외국 노동이민자에 대한 반감 등 여러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EU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혹자는 네바다 주에서의 사건을 몇 년 전 튀니지에서의 민주화 운동에 빗대어 “미국의 봄 (America’s Spring)”이 왔다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하기도 한다.
확대해석하기는 이르지만 세상 돌아가는 게 분명히 심상치는 않다. 지난 해 말부터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경제권을 중심으로 경제불평등에 대한 기사와 관련된 논쟁이 수그러들고 있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한 대학에서 2차 대전후 전후 미국 정책의 대부분이 국민 대중보다는 소수 기득권 계층의 이해관계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연구결과를 Economist지가 인용한 바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식료품물가지수(foodstuff index)는 올 들어 21.75%나 증가한 반면, 미국의 가처분소득은 지난 5년간 5%나 감소했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미국 서민들의 생활은 오히려 팍팍해졌다. EU의 경제사정은 더 좋지 않다. 그리스, 스페인, 이태리 등 PIIGS 국가들의 경우 청년실업율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매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던가. 3년 경기침체에 선거에서 결단나지 않은 정권도 없었다. PEW Research Center는 최근에 2016년 차기 미국 대통령이 가져야 할 덕목에 관해 조사했는데 그 조사에서 워싱톤에서의 정치경력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회중심의 정치권이 무책임하고 무능력해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가 보다. 하지만, 인정하기는 어려워도 극단(極端)과 독단(獨斷)보다는 중용(中庸)과 타협(妥協)이 민주화 사회의 운용원리가 아니던가!
민심이 어려워 보여도 선거결과를 보면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기에 답이 있었다. 내일이면 지방선거다. 선거결과보다는 그 결과를 우리 정치권이 얼마나 겸허히 수용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가가 더 궁금하다. /박대식 국제경영원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