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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시대①-자동차] 유연해진 근무 의미 있지만 경쟁력 약화 우려

2018-06-20 14:28 | 김태우 차장 | ghost0149@mediapen.com
산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목전에 두고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근로시간의 단축을 통해 여가를 보장 받는 삶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진행될 전망이지만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앞선 김영란 법과 같이 과도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산업군별 적용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완성차 업계에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시행으로 여가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수 있다는 장점도 나오고 있지만 김영란법과 마찬가지로 초반에 정확한 규칙과 범위가 정해지지 않아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에서 차량의 하부와 차체를 연결시기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사진=쌍용차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규모의 기업은 주당 최대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무제도가 시행된다. 이는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단축시켜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고, 고용을 늘리수 있는 한 방편이라는 취지에서 시작되는 제도다.

이미 완성차 업계의 생산직 근로자들에게는 이같은 규칙이 안착돼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시행중이고 주말의 경우 특근으로 더 일하기도 하기도 하지만 주 52시간을 넘기지는 않는다. 

현대모비스의 모듈생산라인도 주간 2교대로 8시간씩 근무 중이며 주말잔업 1일 8시간을 포함해도 일주일 근로시간은 총 48시간 가량 근무해 52시간을 넘지 않는다.

쌍용자동차도 지난 4월부터 주야 2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밤샘작업을 없애고 일찍 출근하면 일찍 퇴근하고 늦게 출근하면 늦게 퇴근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며 주 52시간을 넘지 않는선에서 유동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쌍용차는 기존 방식은 낮과 밤으로 근무조를 나눠 주간조가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서 저녁 9시까지 근무하고 야간조가 저녁 9시부터 다음날 7시30분까지 근무하는 형태에서 아간근무를 없앴고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했다.

대부분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이같은 형태로 운영중이어 주간 최대 근로시간 52시간 제도가 시행돼도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무직의 경우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직군과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직의 경우 프로젝트로 인한 추가 근로문제가 있어 월 단위보다 2~3개월 단위로 계산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확한 기준이 잡혀있지 않는 것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시대를 견인할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들이 자율주행 분야의 연구를 진행중이다. /사진=현대모비스



아직 시행 전이긴 하지만 이미 시행을 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의 경우 부서별로 업무스타일이 달라 난처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5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대비해 유연근무제를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방식은 집중근무시간을 정해 두고 이외의 시간을 알아서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재 현대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해놓고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직접 입력할 수 있도록 해 주 52시간 근무제에 유연하게 대응 할 수 있도록했다.

현대모비스 사무직 직원들의 경우 업무효율성의 강화측면에서 퇴근 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기존 6시 퇴근을 5시로 앞당긴 것으로 1시간의 근무시간을 줄였다.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퇴근 후 여가시간을 좀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모비스 한 관계자는 "1시간이라는 시간을 가족과 더 오래 할 수 있다는 게 큰 변화는 아닐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조금 더 직장인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 생활 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고 전했다.

이 밖에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사무직 근로자들은 방법을 아직 조율 중이다. 

현재까지는 특별한 문제점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정확한 가이드라인의 부재로 혼란만 가중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남는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해석적인 부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좋고 나쁨을 가르기는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고비용 저생산 구조의 현재 국내 완성차 생산방식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추가로 인력고용이 이뤄지는 것은 힘들 것 같다"며 "자칫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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