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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방북 폼페이오, 비핵화 '시간표' 대신 '검증'에 방점

2018-07-04 13:39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5월30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가진 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미국 국무부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5~6일(미국 현지시간) 북한을 방문해 비핵화 협상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비핵화 ‘시간표’ 대신 ‘검증’에 방점을 둘 전망이다. 

앞서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공개적으로 ‘1년 내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정작 마이크 폼페이오가 이끄는 미국 국무부는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신 미 국무부는 북한 비핵화 개념으로 새롭게 내놓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제시했다.

CVID에서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이 빠지고 대신 ‘완전하게 검증된’(fully verified)이 들어간 것으로 비현실적인 용어에 얽매이지 않고 비핵화의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사실상 담보할 수 없고, 북한의 거부감도 강한 용어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촉구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수사이자 미국의 의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폼페이오의 세 번째 평양 방문이자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23일 만에 열리는 북미 간 고위급 후속회담에서 ‘검증’에 대한 합의라도 이룬다면 일보 진전한 협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새롭게 CVID를 대체하는 용어라기보다 방북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검증을 강조하는 일종의 출사표”라며 “검증 문제에 있어서 실질적 합의 이끌어 내겠다는 메시지의 발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미 정상회담 공동 합의문에 CVID를 명시하지 못한 점을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무부의 한 대변인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FFVD에 대해 “미국은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원한다”며 “최종적(Final)이라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하게 비핵화를 달성하고 핵 문제가 또 다시 대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3일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기대와 미국이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 북한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미국의 요구는 북미 정상회담 전과 후에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에서 북한이 비핵화할 의도가 없으며, 핵시설을 은폐하려 한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랐고, 볼턴이 다시 ‘1년내 비핵화’라는 시간표가 제시하며 강경하게 돌아선 상황에서 미 국무부의 이 같은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내기에 치중한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3일 트위터에 “북한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화가 잘돼 가고 있다”며 “8개월간 로켓 발사나 핵실험은 없었다. 만약 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쯤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올려 미국 내 여론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번에도 북미가 비핵화에 대해 큰 틀에서 논의하는 것으로만 그치고, 핵 신고 등 북한의 후속 조치에 대한 약속없이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정도의 선물만 받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 시기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직후이다. 따라서 폼페이오가 방북 기간 미군 유해 송환 협상을 마무리 짓고 유해를 돌려받는 등의 이벤트를 펼쳐 극적인 연출만 노릴 수 있다. 

그런 반면 폼페이오의 이번 방북에서 북한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이행하는 추가 약속을 하고, 이 과정에 미국 전문가들이 참관하는 데 합의한다면 그나마 협상을 진전시킨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이번에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에게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에 달려 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플루토늄 제조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과 제조공장 등 일체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리스트를 내놓는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탄하게 갈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 방문 직후 7~8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들과 한미일 외교장과회담을 열고 FFVD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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