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비이자이익 실적에서 시중과 지방권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BNK금융은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지방 금융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리딩뱅크인 KB금융의 실적에 비하면 10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시중에서 가장 낮은 이익을 보여준 농협금융에 비해서도 10분의 5 수준이라 지방도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다각도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살펴본 결과 올해 상반기 순수수료이익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농협)가 3조9501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방(BNK·DGB·JB)은 1661억원의 실적을 내 권역별로 '빈익빈부익부'를 실감케 했다.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율은 4대 금융지주가 20%, 지방은 13%다.
도심에 위치한 시중 금융지주사들은 폭 넓은 영업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몇년 간 비이자이익 부문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상반기 4대 금융지주사의 비이자이익 실적은 KB금융이 1조2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하나금융은 1조1179억원으로 23%, 신한금융 9959억원으로 21%, 농협금융이 6116억원을 기록해 20%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순수수료이익이 가장 높은 KB금융의 경우 2016년까지는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하나금융에 밀린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진행된 KB손해보험과 KB증권의 인수합병 이후 자산이 늘고 투자증권(IB)과 신탁 부문의 수수료가 늘어 비은행 부문의 실적 의존도가 높아졌다. 2016년 25.4%에 달하던 비은행 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기준 46.8%까지 오른 상태다.
비이자이익은 송금 수수료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신용카드, 신탁, 방카슈랑스, 외환 등에서 나타나는 수수료 이익, 주식과 채권, 부동산 투자로 얻어낸 운용 수익 등이 포함된다.
시중 금융지주와 달리 은행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있는 지방은 '비은행의 무덤'이라 불리며 비이자이익이 제자리걸음을 맴돌고 있다.
상반기 지방 금융지주사의 순수수료손익은 BNK금융이 1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DGB금융 438억원으로 6% 늘었지만 JB금융은 32% 줄어든 12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지방도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고자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외치고 있지만 은행 부문의 의존도는 여전히 80%에 임박한다. 각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 부문 의존도는 JB금융 75.9%, BNK금융은 87.6%에 달한다.
BNK금융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익 기여도에서 비은행 부문의 의존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부문이 전년 동기(88.2%) 보다 0.6%포인트 내려갔다.
BNK금융은 올해 3월 BNK투자증권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수익성 다각화에 나서면서 증권사의 수수료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최근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BNK투자증권의 순수수료순익은 271억원으로 전년 동기(117억원) 대비 132% 증가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