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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디·러시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 등극

2018-09-18 16:59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에 등극했다.

17일(현지시각)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올 2월 사우디 원유생산량을 앞지른 데 이어 6월에는 러시아를 넘어섰으나, 7월 러시아가 생산량을 늘리면서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미국이 일일 생산량을 1100만배럴 수준으로 높이는 동안 러시아가 감산을 추진하면서 지난달 다시 미국이 1위를 탈환했다.

지난 1970년 일일 평균 9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던 미국은 이후 환경 보호 및 국가 안보와 오일쇼크 등을 이유로 생산량을 낮추면서 1974년 구 소련에게 추월당했으며, 1976년에는 사우디에게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미국은 21세기 들어 프래킹(수압 파쇄 공법) 등의 기술이 개발되면서 지하에 있는 셰일 층에서 석유와 가스를 뽑아낼 수 있게 됐고, 텍사스·오클라호마·노스다코타·배켄·뉴멕시코·콜로라도 등에서 셰일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에 올랐다./사진=한국석유공사



프래킹은 지하 3km에 있는 셰일 암반층에 파이프를 꽂은 뒤 'ㄴ'자 모양으로 파이프를 뻗어 물과 화학물질 및 모래 등을 혼합한 액체를 쏘는 것으로, 지진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IA는 미국의 향후 생산량 전망치를 제시하지는 않으면서도, 러시아와 사우디가 일일 평균 1050만배럴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년에도 미국이 최대 생산국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업체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당시 채산성이 낮았던 셰일 업계를 고사시키기 위해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던 2014년 생산량을 줄였으나, 2016년을 기점으로 이들 국가의 재정난 등을 이유로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생산량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BEP)이 배럴당 40달러 선으로 낮아졌으며, 중동과 러시아가 국제유가를 떨어뜨리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수익성이 밝은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사우디·러시아·이란 등 고유가 덕에 경제를 유지하던 국가들은 유가하락으로 재정난이 심해지는 등 '제 살 깎아먹기'라는 평가를 들었으며, 중동의 경우 탈석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원유 판매를 통한 자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오클라호마 광구/사진=SK이노베이션



한편 미국은 2015년부터 원유 수출을 재개했으며, 최근 텍사스주의 최대 항구에서는 수출량이 수입량과 맞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이란 경제제재가 이어지고 이란이 다른 OPEC 국가들의 증산에 대해 견제의사를 표명하면서 미국의 원유 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세계 시장에서 이란산 물량이 감소할 경우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을 우려해 OPEC 측에 증산을 요청하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이에 호응했으나, 이란이 회원국들에게 OPEC 각료회담을 들어 타 회원국의 수출 지분 대체는 안 된다고 일축한 것이다.

업계는 국내 정유사들이 오는 11월로 예정된 이란 원유 수출 금지에 대비해 미국산 도입을 늘리고 있는 것을 근거로 미국의 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은 올 상반기 1410만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8% 늘어난 것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량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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