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관영매체가 재계총수들의 평양발언들을 미화해서 보도했다.
최태원 SK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등 총수들의 덕담성 방문소감 발언들을 북한의 체제선전에 악용하고 있다. 기업인들의 덕담은 최근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집중소개됐다.
이 신문은 박용만회장은 평양의 거리와 건물들의 모양과 규모등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속에서도 여유있고 활기있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에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박회장의 발언은 과도한 북한체제 미화로 비판받을 수 있다. 대북제재로 평양외의 모든 지역에서 주민들이 극도의 빈곤과 의약품부족 등에 시달리는 것을 애써 외면한 것이다. 평양시민들은 당성이 높은 공산당귀족계층들만 거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경제단체장으로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다분히 긍정적인 면을 언급한 립서비스수준의 발언일 것이다.
최태원회장도 평양에 다시 와보니 거리들이 다양하고 많은 발전을 이룩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최회장은 지난 2007년 노무현대통령의 방북시 재계대표단으로 방북한 바 있다. 11년만에 평양땅을 밟은 셈이다. 일부 좌파언론들이 고층빌딩들에 대해 뉴욕의 맨해튼과 같다고 미화한 보도내용도 전했다.
실제로 평양에서 보내온 사진들을 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회장이 평양 옥류관앞에서 최태원 SK회장이 카메라셔터를 누르자 환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북투자 점검이라기 보다는 문대통령의 재계대표단 수행원으로 평양을 관광한듯했다.
북한 선전매체가 평양을 방문한 재계총수들의 덕담마저 김정은체제 선전에 악용하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4대그룹에 대한 대북투자 압박은 신중해야 한다. 핵폐기와 대북제재가 해제된 후에나 검토해야 한다. 기업들의 대북투자는 시장논리와 자율로 추진돼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왼쪽부터)이 평양방문중 만찬테이블에 나란히 앉아있다. / 평양공동취재단 자료사진
북한 선전매체가 총수들과 일부 좌파언론들의 덕담과 북한 편향 보도들을 김정은 3대 세습독재정권을 자랑하는데 철저하게 악용하고 있다.
문재인대통령은 지난 18~20일 이뤄진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재계총수들을 대거 대동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4대그룹총수와 전문경영인은 특별히 수행시켰다.
글로벌 총수들의 평양수행은 북한측이 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가 요청한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부회장등과 회담한 북한인사가 자신들이 특별히 초청하려 했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대북경협과 투자를 위해선 4대그룹총수가 총대를 매주기를 바라고 있다. 재계를 적폐로 심각하게 단죄하면서도 정작 대북경협분야에선 손을 벌리고 있다. 정권차원의 대북경협에 나설 것을 사실상 압박하고 있다.
총수들이 평양방문을 통해 대북투자를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미국대통령은 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려도 대북제재는 해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북한과 거래를 한 외국기업들을 제재대상에 추가했다. 한국정부의 조급한 대북경협도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
재계는 미국의 단호한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섣부른 대북투자 보따리를 풀 수가 없다. 정권이 압박을 해도 한계가 있다. 만약 재계가 정부의 요청을 수용해 대북투자에 나서면 곧바로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게 된다. 미국의 달러경제권에서 퇴출되는 재앙을 입을 것이다.
정부는 4대그룹에 대한 대북투자는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된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북한의 핵폐기가 선행되지 않는한 정부의 대북경협은 물론 4대그룹의 북한투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북한핵이 폐기돼도 재산권보호와 통행 통신 통항 등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
글로벌그룹들의 자동차 전자 에너지화학 철강 발전 등 대규모투자는 핵폐기와 외국인 투자기업 보호장치등이 마련되기 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다. 용수와 전력등의 인프라도 갖춰져야 한다. 한강의 기적을 본뜬 북한식 대동강의 기적은 북한이 최소한의 중국식 사회주의개방경제로 전환해야 가능하다.
북한측이 총수들을 양묘장으로 초청한 것도 너무나 한심했다. 전자 반도체 IT 에너지 화학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을 경영하는 총수들에게 고작 양묘장을 찾게 한 것은 한편의 코디미였다. 북한의 경제가 얼마나 피폐한지를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기도 했다.
북한 선전기관이 재계총수들의 덕담과 립서비스발언을 갖고 김정은체제 선전에 악용해도, 재계의 대북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문재인정권은 삼성 현대차 등 4대그룹을 대북경협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시장경제논리와 재계자율에 맡겨야 한다.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