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해사기구(IMO)의 탈황규제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가 늘어나는 등 업황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내년에도 조선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 9월 전 세계 선박발주량의 65%에 달하는 16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수주, 5개월 연속 1위를 질주했다.
또한 올 1~9월 국내 업체들의 수주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5%나 늘어난 950만CGT에 달했으며, 전 세계 발주량도 같은 기간 12.9% 증가했다. 지난달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지수(NPI)도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30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선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한때 80달러를 돌파하는 등 해양플랜트 개발에 우호적인 환경도 형성되면서 현대중공업이 4년 만에 수주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해양부문 수주를 노리고 있으며, 국내 조선업계가 내년과 2020년에 총 10개 가량의 프로젝트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관련 기술력에서 중국에 앞서 향후 수주전에서도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 특성상 수주에 성공한다고 해도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1~2년 후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업황 회복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2419억원과 28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4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는 해양부문 체인지오더(C/O) 체결에 따른 것으로, 조선부문은 304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매출 1조3138억원과 영업손실 1273억원을 기록했으나, 에지나 FPSO C/O 협상 완료에 따라 2000억원 규모의 손익 개선요인이 발생하면서 실적 차질 규모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흑자가 예상되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추가적으로 1000여명을 감축할 계획으로, 정성립 사장은 이달 15일 예정된 사장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련 사항을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LNG선(위)·대우조선해양 LNG선/사진=각 사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는 후판값 인상과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 및 인건비 부담이 꼽힌다. 철강업계는 올해 후판값을 톤당 6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올렸으며, 이에 따라 조선업계가 짊어진 부담은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철강업계 역시 그간 조선업계 고사 방지를 위해 가격 인상을 제한했으며, 해당 사업부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하향 조정은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인건비는 수주를 저해하는 요소지만,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임금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는 2020년부터는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