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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시즌 2’…홍남기‧김수현 단일대오 구축, 속도낸다

2018-11-09 18:11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우리 경제는 이제 ‘빨리’가 아니라 ‘함께’ 가야하고, ‘지속적으로 더 멀리’ 가야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교체한 9일 오전 공정경제전략회의에서 한 말이다. 

‘경제 투톱’은 바뀌어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대원칙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예고였다. 

이날 청와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내정자와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을 발표하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총괄하고 김수현 실장이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포용국가정책 원팀’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경제 투톱’의 갈등을 빨리 씻어버리고 싶은 듯 유독 ‘포용국가 원팀’을 내세웠다.

청와대는 또 도시공학과 환경정책을 전공한 김수현 실장에 대해 경제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 설계자”라며 “경제 총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할 것이므로 김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경제부총리와 긴밀하게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위 ‘김앤장’으로 불리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설 정책실장이 원팀이 아니었냐는 질문에는 “그런 측면이라기보다 지금 우리 경제정책이나 포용국가정책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 서로 합심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호흡이 필요하고, 그런 호흡을 잘 맞춰왔던 분들이 속도감 있고 힘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이날 “인사의 특징을 설명하는 키워드라면 ‘포용국가’, ‘원팀’, ‘실행력’, ‘정책 조율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인사 발표와 문 대통령의 공정경제전략회의에서의 발언을 볼 때 그동안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경제적 위기감과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를 3대 축으로 하는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셈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대기업의 시혜적인 조치로 생각하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말로 재벌개혁을 포함한 공정경제를 강조했다. 또 “경제성장 과정에서 공정을 잃었고, 함께 이룬 결과물이 대기업 집단에 집중됐다”며 성장중심정책을 비판, 소득주도성장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아울러 “반칙과 특권, 부정부패로 서민경제가 무너졌고, 성장할수록 불평등이 심화됐으며, 기업은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밝혀 이전 정책으로 회귀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청와대의 인사 발표에 야당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시기도, 순서도, 인물도 잘못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경제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청와대가 계속해서 주도권을 쥐고 경제정책을 이어가려는 것에 대한 경계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바꿀 거면 미리 바꾸든가, 아니면 예산안 심사가 일단락된 뒤 인사를 해야지 교체를 앞둔 장관의 ‘말발’이 먹히겠냐”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계속 강행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같은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의 3대 축인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침체되어 나라의 경제가 위기상황인 가운데 이번 경제라인 인사는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어 김수현 실장에 대해 “경제관료에 대한 영이 서지 않을 것이다. 오직 특정이념에 경도된 정책으로 나라경제의 위기요소를 더욱 키우게 될 것”이라며 “여권 내에서도 ‘김수현 비토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는 특히 전문 분야로 평가받는 부동산정책에서 주택가격을 폭등시켜 자산양극화를 초래하고,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고, 국가 교육정책의 난맥상을 초래한 장본인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인사는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강한 신념을 재확인했다는 것 외에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듯이 이낙연 국무총리의 천거가 있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정책 추진에서 청와대 주도 심화, 소득주도성장 기조 강화와 함께 여권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낙연 총리의 정부 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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