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제 원유 시장에서 '충격 흡수자' 역할을 맡겠다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방향을 틀고 감산에 돌입한다.
11일(현지시각)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 광물부 장관은 11일 다음달부터 일일 원유생산량을 50만배럴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기준 사우디의 일일 평균 원유 생산량은 1070만 배럴 수준으로 집계됐다.
알팔리 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및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에서 "더 많은 원유 감산엔 아직 산유국들이 합의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팔리 장관은 OPEC·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어떤 특정한 결정을 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입장을 표명했다./사진=한국석유공사
알팔리 장관은 당초 이달부터 원유 증산을 표명한 바 있다. 이란 원유 수출 제재 조치 등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했으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측이 사우디 등 OPEC에 증산 압박을 한 탓이다.
이에 대해 사우디는 불만을 드러냈으나, 지난달 2일 사우디 왕실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자 같은 달 15일 증산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 중간 선거 종료 및 국제유가 급락이 겹치면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지난달 초 배럴당 81달러 선에서 지난 9일 기준 66.6달러까지 떨어졌다.
한편 러시아 측은 증산 입장을 내놓는 등 사우디와 입장이 달라 감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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