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등장한 고급 승용차를 비롯한 각종 사치품에 대해 대북제재 결의안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대북제재위 측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자료 요청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8일(현지시간) “평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카퍼레이드를 했을 당시 탑승했던 차량의 반입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대북제재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두 정상이 평양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하기 위해 탑승했던 차량은 독일계 고급 승용차인 메르세데츠 벤츠 S-600 세단으로 추정된다. 이 차량은 미국 정부와 유엔이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지목한 차량의 사진과 외관상 유사하다.
미국 상무부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9월4일 미국에서 방탄장치를 추가한 벤츠 차량을 북한에 판매한 혐의로 중국인 마위눙과 그의 회사 ‘시젯 인터내셔널’ 등을 제재 명단에 포함시킨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부는 2012년과 2015년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유럽산 벤츠 차량이 미국에서 방탄 장치가 추가된 뒤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제재위는 또 평양 정상회담 기간 중 문 대통령이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를 방문한 것과 북한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2톤 가량의 송이버섯에 대한 대북제재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라고 RFA는 보도했다.
외교부는 RFA 보도에 대해 “유엔 대북제재위에선 특정 사안의 제재 위반 여부를 알기 위해 통상 관련국에 자료를 요청하는데 이번 건에 대해선 아무런 자료 요청이 없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2016년 유엔 보고서엔 리무진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운송돼 방탄처리됐고, 중간 전달지인 중국으로 운송된 경로를 조사 중이며 최종 수하인이 북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기술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평양 만수대창작사 방문과 남북간 송이버섯과 귤 선물의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외교부는 “제재위가 조사를 하면 관련국에 자료 요청을 하는데, (문 대통령의) 만수대창작사 방문 건과 송이버섯, 귤과 관련한 자료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18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국제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향하며 평양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