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경남 창녕 지역 가야 세력의 '흥망성쇠'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되는 경남기념물 제3호 '창녕 계성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영축산 서쪽 구릉 경사면 삼국시대 고분 261기로 구성된 창녕 계성 고분군을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정부가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지난 3월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호남 가야 유적 중 최초로 사적으로 지정한 이후, 가야 유적 가운데 두 번째 사적 예고다.
사적 제514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창녕 북부 지구 최대 고분군이라면, 계성 고분군은 남부 지구에서 가장 큰 무덤떼다.
교동과 송현동은 대부분 대형 고분이지만, 계성은 구릉 정상부 대형 고분을 중심으로 중형과 소형 고분이 혼재한다.
계성 고분군에서는 지난 1967년부터 올해까지 다섯 차례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5세기에 축조한 대형 수혈식 석곽묘(竪穴式石槨墓·구덩식 돌덧널무덤)와 6∼7세기에 조성한 횡구식 석실묘(橫口式石室墓·앞트기식 돌방무덤)가 모두 확인됐다.
무덤 축조 양식의 변화는 고분군 서쪽에서 동쪽 순으로 나타났다.
수혈식 석곽묘는 석곽 상부에 나무 덮개를 올렸고, 뚜껑이 있는 고배(高杯·굽다리접시), 장경호(長頸壺·긴목항아리), 통형기대(筒形器臺·원통모양그릇받침) 같은 창녕 양식 토기가 출토됐으며 금동관 조각, 금제 귀걸이, 은제 허리띠와 발걸이, 말안장 꾸미개 같은 마구(馬具), 무구(武具)가 발견됐다.
지정조사 보고서는 "4세기와 5세기 전반에 창녕의 중심은 계성 고분군 집단이었을 것"이라며 "계성 고분군이 가야의 고분 축조 전통을 드러내는 반면,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정치 엘리트 중심 묘역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변화를 야기한 세력은 다름 아닌 신라였을 것"이라며 "계성 고분군은 가야 집단이 성장하고 소멸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유적이자, 가야사와 신라사 문제를 해결할 수많은 정보를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향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