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도로 인도에 배터리 생산법인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화해 13억 거대 시장인 인도 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다음 주에 전영현 삼성SDI 사장을 만나 인도 배터리생산법인 신설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부회장은 전날 삼성SDI 기흥사업장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연기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7월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디 인도 총리와 첫 생산된 휴대전화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SDI의 인도 배터리 생산공장은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노이다는 지난 7월 삼성전자가 연간 1억2000만대 생산 규모의 세계 최대 휴대전화 공장을 준공한 지역이다. 현재 삼성SDI는 인도에 소규모 판매법인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삼성전자의 노이다 공장 부지와 시설 활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생산라인의 일부 설비 이전 방안도 검토되는 가운데 내년 초에 노이다에서 첫 삽을 뜰 가능성이 크다. 업계예서는 내년까지 장비수주, 세팅, 시험생산 등 검증 절차를 완료한 뒤 2020년부터 삼성SDI 인도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제품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삼성SDI는 스마트폰과 정보기술(IT)기기에 들어가는 소형배터리 생산 라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과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인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 샤오미 등과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시장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향후 삼성SID는 인도에서 전기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생산 라인도 신설할 가능성이 있다. 인도가 전기차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지난 8월 보조금을 대폭 확대하는 등 2030년 까지 100%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며 공격적인 육성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신차 판매 401만대로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에 생산법인을 보유한 삼성SDI가 인도를 차세대 전략지역 점찍은 것은 이 부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는 이 부회장이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있는 차세대 성장 시장이다. 지난 2월 경영에 복귀한 이 부회장은 두 차례나 인도 출장을 다녀왔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지난해 5월 헝가리 괴드시에서 거행된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이 부회장은 지난 7월에 삼성전자 노이다 스마트폰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영접했다. 이달 중순에는 인도 통신 재벌 릴라이언스 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딸 결혼식에 다녀왔다. 이처럼 이 부회장은 모디 총리 등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스킨십을 확대하며 삼성의 인도시장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오래전부터 인도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도가 차세대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고, 총수의 관심이 큰 상황에서 현지 투자 등 삼성의 행보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에서 배터리 팩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 영업거점 확대가 생산거점 신설로 와전 된 것 같다. 공장신설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