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은 우리나라와의 금리차 확대에도 불구, 한국 경제에 부담을 키우기 보다는 오히려 '줄이는' 결과가 될 전망이다.
연준이 내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예고함에 따라, 한국은행이 한 숨을 돌리고 통화정책을 좀 더 여유 있게 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연 2.25∼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올해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를 높여, 연초만 해도 금융시장에서는 2∼3회 전망이 많았는데 실제는 4회 올렸다.
한국은 '금리 역전'이 목을 조여왔다. 미 정책금리는 3월 한은 기준금리를 넘어, 10년여 만의 역전이 발생,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올해 연준이 분기마다 금리를 올리면서 양국 금리 역전 폭은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한은이 지난달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올해 역전 폭이 1%포인트를 넘기는 것은 막았으나, 내년에 1%포인트를 넘는 것은 시기상 문제일 뿐이다.
그련데 연준이 내년도 금리인상 예고 횟수를 이번에 3회에서 2회로 낮춰 발표한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연준의 발표가 더 '완화적일 것'이라는 기대에 못미쳤다는 반응이지만, 전반적으로 '통화완화'로 변화를 시사했음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은은 내년에 연간으로 동결 혹은 '최대 1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나라 안팎으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이주열(사진) 한은 총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제요건, 국제금융시장 동향, 미국 경기흐름에 따라서 통화정책도 어느정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진다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줄어들 수 있어 각국 통화정책 운용에 약간 여유가 생길 수 있다"면서도 "연준이 그때그때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니, 우리는 관심 갖고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다소 안도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20일 서울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서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연준의 12월 FOMC 결과에 따른 글로벌 시장 영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회의 후 "오늘 연준의 결정으로 외국인 자금흐름에 즉각적인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내외금리 차가 연초부터 역전되고 있지만, (외국인자금 흐름에) 영향을 줬다고 보지 않는다"며 "종합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위험자산 비중 조정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에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내년도 금리인상 전망 하향조정이 경기둔화를 뜻하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를 의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